작년 국내 계정 1993만개 추정
전년 대비 성장률 4.2% 그쳐
제품 보급률 높아지며 시장 둔화
업계, 품목 확대·해외 개척 총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가전 렌털 시장 현황 지난해 국내 가전 렌털 시장이 2000만 계정 돌파에 실패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핵심 품목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올해 품목 확대, 해외시장 개척 등으로 성장 모멘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가전 렌털 시장 총 계정 수는 약 1993만개로 추정된다. 2021년(1911만개) 대비 4.2% 성장하는데 그쳤다.
시장 1위 코웨이가 661만 계정을 확보, 전년 대비 11만 계정을 늘렸다. 2위 LG전자는 5만 계정 내외 순증에 머물렀다. LG전자는 2020년 전년 대비 90만 계정 가까이 늘어난 이후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매직과 쿠쿠홈시스는 각각 230만, 247만 계정을 지난해 기록했다. 쿠쿠홈시스는 2021년 SK매직을 따라잡고 지난해 역전까지 성공했지만 다시 3위 자리를 내줬다. 청호나이스와 웰스는 전년 대비 7만 계정 이상 순증하며 각각 178만, 97만 계정을 기록했다.
시장 80% 이상을 점유하는 이들 '빅6' 계정 수는 총 1698만개로, 전년 대비 4.6% 늘었다. 코로나19 특수가 예상보다 일찍 사라지면서 큰 폭 성장을 이어가지 못했다.
국내 가전 렌털 시장은 2017년 첫 1000만 계정 돌파 이후 2020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왔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2.2% 성장하며 1800만(1799만개) 계정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해를 기점으로 시장은 급속도로 얼었다. 2021년에는 1911만 계정을 기록하며 성장했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6.2%로 반 토막 났다. 지난해 역시 사상 첫 2000만 계정 돌파를 기대했지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가전 렌털 시장이 저성장 기조에 진입한 것은 한정된 품목과 경쟁심화가 원인이다. 여전히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에 집중된 시장구조로 인해 신규 고객 발굴이 어렵다. 여기에 참여기업도 늘면서 신규 고객을 늘리기 보다는 기존 고객을 뺏고 뺏기는 경쟁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렌털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정수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신규 고객 발굴이 어렵다”면서 “단순히 신규 고객 확보 외에도 기존 고객을 지켜야 하는데 자원을 투입해야 해 계정 수 순증은 갈수록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전 렌털 시장은 1가구 1렌털 시대를 앞뒀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가전 렌털 수는 전년보다 0.2대 늘어난 약 0.84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2000만 계정 돌파가 확실한 가운데 업계도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
업계는 품목과 시장 확대 전략에 기대를 건다. 코웨이를 시작으로 SK매직, 청호나이스, 웰스 등은 매트리스 렌털과 관리 서비스를 실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마련했다. 특히 코웨이와 웰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맞춤형 매트리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LG전자는 에어로타워, 식물재배기, 맥주제조기 등 새로운 가전을 렌털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SK매직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생활가전 렌털에 공 들이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도 올해 주요 전략이 될 전망이다. 코웨이는 일찍부터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 눈을 돌려 지난해 가전 렌털 업계 최초로 해외법인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SK매직과 쿠쿠홈시스 역시 올해 동남아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