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권의 에듀포인트]〈20〉챗GPT와 사고력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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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

어쩌면 요즘 신문이나 방송에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다. 사람들은 둘만 모이면 어디서든 챗GPT 사용 후기를 이야기한다.

챗GPT 능력은 상상 이상이다. 미국에서는 챗GPT가 의사·로스쿨·경영대학원(MBA) 시험을 통과했다. 미국 대학에서는 과제 수행에 챗GPT 사용을 금했다. 국내에서도 학교 과제에 챗GPT 사용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챗GPT 시대, 풍부한 지식 기반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AI) 로봇이 존재하는 시대. 이런 시대에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그러한 인재를 어떻게 양성해야 할까.

챗GPT와 대화하다 보면 가끔 챗GPT가 최적의 답을 찾기 위해 역으로 좀 더 자세한 질문을 해 달라고 한다. 챗GPT에 가치 있는 답을 얻기 위해 질문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질문을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동안 학교에서 질문하기보다 답을 잘 찾는 교육을 받았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학생에게 질문하고, 학생은 답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질문을 어려워한다.

세계 기자가 모여 있는 기자회견 현장을 보면, 질문하는 사람 중 한국 기자는 찾기 힘들다. 통역이 있기 때문에 단지, 언어소통만의 문제는 아니다.

답은 챗GPT가 찾고 질문은 사람이 하는 시대가 왔다. 질문을 잘해야 정확하고 의미있는 답을 얻어 낼 수 있다. 질문을 잘하려면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암기식 교육은 아닐 것이다. 암기를 통해 많은 지식을 쌓은 것만으로는 좋은 질문을 하기 어렵다.

좋은 질문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답에 대한 이해가 충분해야 한다. 이해를 잘하려면, 물론 해당 분야 지식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하겠지만 지식을 활용해서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지식을 어떻게, 어디에 활용할지 알아야 한다. 내가 찾는 답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챗GPT로 얻은 답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오늘날 지식을 머릿속에 저장하는 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해 생각하게 하는 사고력 교육이 필요하다. 사고력 교육을 하려면, 무엇보다 '왜'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간단한 현상도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되는지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학생 스스로 현상에 대한 논리적 과정을 만든다. 이러한 노력은 다른 현상을 바라볼 때도 적용돼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준다.

코딩 교육도 마찬가지다. 챗GPT가 코딩도 한다. 지금은 물론 중·고급 소프트웨어(SW) 개발자가 하는 복잡한 시스템 구조는 아니다. 언젠가는 고난도까지도 해낼지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코딩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파이선, C언어, 자바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아는 것이 중요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코딩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알고리즘 교육이다. 프로그래밍을 할 때 주어진 조건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최적의 답을 찾기 위해 최적의 알고리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의 알고리즘은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 기반으로 가능하다.

챗GPT 시대 사고력 교육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애초 취지대로 효과를 얻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보다 앞서 초·중학교에서 SW교육을 필수화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SW교육은 SW 개발자를 양성하는 코딩교육이 아니라 컴퓨팅적 사고력 기반의 창의력과 논리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여전히 SW교육을 코딩교육으로 인식한다. 공교육에서 SW교육이 소외된 이유의 하나다.

초·중학생의 사고력을 높이는 좋은 대회가 있다. 전국 유일의 SW사고력 경진대회인 '소프트웨어사고력올림피아드'이다. 전자신문사와 서울교대가 2017년에 처음 개최한 이래 현재는 이티에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SW중심대학 등 8곳이 참여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SW중심대학협의회가 후원한다.

SW사고력올림피아드는 컴퓨터로 보는 코딩 대회가 아니라 학생들의 사고력을 검증한다. 다양한 과제와 문제를 제시하고,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해결 방법 기술을 요구한다. 올해 개최되는 제9회 SW사고력올림피아드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5월 13일 동시 개최 예정으로 있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