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위성사업 예타 두 번의 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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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뉴스페이스 시대 선도 국가 도약에 제동이 걸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사업'이 두 번째 도전에도 결국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은 업계와 학계에서 강대국 간 우주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우주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사업으로 꼽혔다. 6세대(6G) 이동통신 시대에 지상망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산악, 해상, 공중 등 초공간 작전통신 상황에서의 국방 강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 스페이스X와 같이 기지국 설치 비용, 속도 측면에서 유리한 위성인터넷 서비스 제공에도 이용된다.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운항 선박 등 신산업 제공에도 필요하다.

과기정통부 2차관실은 지난해 통신 탑재체, 본체, 시스템 및 체계종합, 지상국, 단말국 등 5개 분야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2024~2031년 8년 동안 약 59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신청했다. 기존 대비 예산을 줄이고 핵심 기술과 국제표준 선점에 집중했다. 2021년 첫 도전에서는 2023~2031년 9년 동안 총사업비 9581억원을 신청한 바 있다. 이번에는 시험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방향을 계획했지만 또다시 고배를 들이켰다.

이번 예타 탈락에서는 과기정통부 1차관실 사업과의 중복성도 지적됐다. 1차관실에서 진행하는 차세대 중형위성 사업과 내용이 겹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사업 모두 위성 무게가 400㎏으로 그 형태는 비슷하지만 목적과 역할이 명확히 다르다. 1차관실의 중형위성 사업은 우주 관측을 목적으로 하지만 저궤도 위성은 차세대 통신을 위한 선행 기술 확보와 관련 연구개발(R&D)이 목적이었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사업은 올 하반기에 다시 세 번째 예타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우주통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통합된 전략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예산 투입을 기반으로 인력 양성, 표준에 대한 리더십, 단말 진흥정책, 관련 연구 등이 병행돼야 한다. 저궤도위성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변화 속도도 매우 빠르다. 예타가 통과되지 못하면 국내 기업이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도 검증 이력이 없어 글로벌 시장 판로 개척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6G를 위한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개발사업과의 시너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예타에서 통과된 6G 사업과 저궤도 위성 사업을 두고 업계에서는 상호 보완 측면에서 함께 통과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장 6G 사업은 2024년부터 예산을 투입해서 R&D를 시작한다. 미래 통신 분야 주도권을 한국이 이어 가기 위해서라도 함께 진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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