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15일 전원회의를 열고 대한변호사협회에 과징금 액수 및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는 변협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 수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협은 2021년 5월 '변호사광고에관한규정'을 개정해 로톡 등 법률서비스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로톡은 변협이 변호사를 상대로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판단, 같은 해 6월 공정위에 변협을 신고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표시광고법상 사업자단체의 표시·광고 제한행위에 위배된다는 것이 골자다.
이후 공정위는 조사를 통해 2021년 11월 말, 12월 초 두 차례 변협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취지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의 골자는 변협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 내릴 예정이라는 것이다. 전원회의는 변협 측 요청에 따라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로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관련 업계 및 법조계에서는 2년 전 발송된 심사보고서의 최초 취지에 맞춰 공정위가 변협에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릴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정부에서도 로톡 운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여야 초재선 스타트업 지원 모임 유니콘팜 등 정부 여당과 야당까지 경제 위기 돌파구를 스타트업에서 찾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공정위는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도 신규 사업자의 시장진출에 대한 기존 사업자의 반칙 행위에 강력한 제재를 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리걸테크 업계에 이번 공정위 처분은 새로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향후 이어질 법무부 변호사징계위 등에도 강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톡 가입을 이유로 변협에 징계 받은 최초 변호사 9인은 지난해 12월 초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진행했다. 변협 징계를 취소할 수 있는 법무부 변호사 징계위원회 판단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3월 초에 나올 예정이다.
리걸테크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제재 수위에 따라 혁신 스타트업의 분기점 될 것”이라며 “전문직역의 제재가 두려워 신규 사업 진출을 꺼리는 리걸테크 스타트업과 투자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업계에서도 공정위의 변협 제재를 긍정 시그널로 평가 중이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을 통해 혁신을 응원하는 측면에서 투자를 진행하는 부분도 있다”며 “정부 정책 기조가 기업 운신의 폭을 좌우하기에 이번 공정위 제재도 투자 혹한기 시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