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 노조, 수은법 개정 재차 반대…"中企 지원 위축"

최근 10년간 보험수지 자료 공개
중장기 수출보험이 지원 손실 보전
개정안으로 역할 중복·규모 줄어

한국무역보험공사 노동조합은 중장기 프로젝트 수익을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왔다고 밝혔다. 또 수출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중소·중견기업을 떠받치는 중장기 프로젝트가 축소돼 중소기업 지원과 신시장 개척 등 고위험 분야 지원을 위한 재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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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보험공사 최근 10년간 보험수지. <자료 한국무역보험공사 노동조합 제공>

무보 노조는 13일 무보의 중장기 프로젝트가 중소·중견기업 지원 손실을 메워왔다면서 최근 10년간 보험수지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장기 수출보험 수익은 연평균 3351억원이다. 이에 반해 중장기 수출보험을 제외한 중소·중견기업 지원 사업은 연평균 245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중장기 수출보험 수익 73%를 중소·중견기업 지원 손실 보전에 충당해왔다는 것이다.

중장기 수출보험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상 상품은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보 노조는 지난해 256억원의 수익은 코로나19 시기 중소기업 대상 미감액 연장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부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보 노조는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수은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무보 중장기수출보험과 같은 역할을 하는 수은 대외채무보증이 확대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정해진 파이를 수은과 나누게 되면 중장기 수출보험 규모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7일에는 법제처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 철회 요구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수은의 대외채무보증은 해외 법인이 국내 물품을 수입하면서 구매 대금을 국내외 금융사로부터 대출받을 경우, 그 채무를 보증해 수출·수주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 제도다. 무보의 중장기 수출보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수은법 시행령 개정안은 국내 기업의 수출과 해외 수주 때 현지통화금융이 필요한 거래에 대해 대출과 상관없이 수은 대외채무보증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고 연간 대외채무보증 총금액 한도도 무보 연간 보험인수금액 35%에서 50%로 확대하도록 규정했다.

이연수 무보 노조위원장은 “현재 무보가 지원할 수 있는 일의 창구를 두 개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전체 해외 수주가 늘어나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이번 개정안은 지원기관의 구성을 바꾸려는 것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무보가 지원한 중소기업은 3만1129개, 지원액은 76조8000억원으로 각각 6550개, 32조5000억원인 수은에 비해 지원기업은 5배, 지원액은 2배에 달했다.

한편 무보 노조는 방산·원전 금융지원은 상업은행의 대출 기피 경향이 크기 때문에 대외채무보증보다 수은 고유업무인 대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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