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등록금 인상 대학에 유감.... 불이익은 주지 않겠다"

내년 등록금 인상 상한 5% 대로 예상
메시지는 강력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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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부 대학의 등록금 인상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사진=교육부

내년 5%대까지 법정 등록금 인상 상한선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들에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인상에 대한 불이익은 없다고 밝힌데다 등록금 동결 혜택은 국가장학금 Ⅱ유형에 불과해 인상 억제에 대한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8일 2023년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요청했다.

국가장학금 기본계획 발표는 당초 계획에 없었던 발표였지만 몇몇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단행하자 교육부는 하루 전인 7일 차관 브리핑을 통해 정부 기조를 전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부 공식 발표 문서에 유감을 표현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청년이 등록금 걱정 없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면서 “교육부 정책 기조에 동참하지 않고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는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등록금 인상 상한률은 직전 3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 1.5배다. 그동안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은데다 정부가 등록금을 인하 또는 동결한 대학에는 국가장학금Ⅱ유형을 지원해 10여년동안 등록금이 동결됐다.

하지만 올해 물가인상률이 치솟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올해 법정 등록금 인상 상한은 4.05%다. 올해 경제 상황을 감안했을 때 내년 등록금 인상 상한율은 5%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등록금을 인상하면 정부의 국가장학금 지원보다 더 많은 액수의 재원 마련이 가능해진다. 올해 13년만에 등록금을 인상한 동아대의 이해우 총장은 최근 “등록금 인상을 통해 50억원을 마련했는데 국가장학금Ⅱ유형은 20억원”이라면서 30억원의 여유재원을 통해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의 대학 총장 설문조사에서 일반대 총장 40%가 내년 쯤 인상할 계획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4조 4447억 원의 국가장학금을 맞춤형으로 지급한다고 밝히면서 등록금 동결 기조를 재차 설명했다. 고등교육특별회계를 통해 재정지원을 확대했으며, 제약사항도 대부분 해소해 총장이 대학이 원하는 곳에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재정지원은 확대할 계획이지만, 등록금을 동결한다고 해도 마땅히 제재 수단은 없다. 이례적인 유감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지만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재정지원 사업에 추가적인 혜택이나 불이익은 주지 않을 방침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법정 한도 내에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거쳐 올린 것이기 때문에 국가장학금 2유형에 지원 조건 외에 다른 제재 수단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올해보다 내년도에 대학 등록금 인상 유인이 더 많아질텐데 아직 물가상승률이나 경제 상황 변수가 있어서 추후 정책 방향은 다시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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