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바이오 제조 핵심 인프라로 공공 주도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을 추진하면서 연착륙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며 바이오 분야 또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디지털 기반 바이오제조혁신 지원 차원에서 제시한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 계획이 첨단 바이오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CJ제일제당 연구실을 방문해 디지털 바이오 연구개발(R&D) 지원 방향에 대한 산·학·연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차세대 바이오 제조 핵심 인프라인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현재 추진 중인 공공 주도 바이오 파운드리에 대한 정부 지원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바이오 파운드리는 인공지능(AI)·로봇을 접목해 합성생물학 설계-제작-시험-학습 전 과정을 표준화·고속화·자동화해 생물학 실험·제조공정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에서 '바이오 제조·디지털 혁신 투자방향'을 수립해 디지털 기반 바이오 제조혁신을 견인하기 위한 4대 투자 방향을 제시했다. 그 중 첫 번째 방향인 바이오 제조 분야 핵심 기술개발 지원의 하나로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이 지목됐다.
주요국들은 민·관 협력을 통해 이미 바이오 제조 첨단화를 진행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이 반도체·자동차 등 분야에서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한 데 이어 지난해 바이오 분야 또한 부분적 공급망 내재화 정책 시행을 결정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등은 국가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을 추진하는 등 기존 기술로는 불가능한 바이오 분야 R&D 현실화 등을 촉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 바이오 파운드리는 아직 낯선 단계다. 민간 주도 바이오 파운드리 도입이 활발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민간기업 가운데 CJ제일제당이 바이오 파운드리 국내 1호 구축·운영 사례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바이오 파운드리 인프라 활용 기반 구축사업'을 추진,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업과 학계 전문가,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첨단 바이오 육성, 바이오 제조 부문 혁신 필요성,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과 향후 지원 방향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바이오 산업 자생력을 기르고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간주되는 공공 주도 바이오 파운드리 첫 단추를 빠르게 꿰는 것보다 신중하게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학·연이 협력해 첨단 바이오 분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