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 특허청장은 올해 특허청의 주요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인공지능(AI)을 꼽는다. 지식재산 행정시스템과 평가시스템 전반에 충분히 검증된 AI 기술을 접목해 기능 고도화와 더불어 혁신적 변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다.
거대 AI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심사검색 기능을 고도화하는 등 지능형 지식재산 행정시스템을 구축해 심사업무 효율화와 자체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먼저 상표, 디자인, 특허의 AI 검색 고도화에 나선다.
이 청장은 “상표검색의 경우 도형상표에서만 AI를 활용했으나 이를 문자상표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며 “민간과 협력해 독자적인 AI 특허언어모델을 만들고, 해외 공보에 대한 번역·검색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허고객 편의 개선을 위해 민원서류 작성항목 자동입력 기능·사전오류 점검 기능을 구현하고, AI 챗봇 상담 고도화 등을 추진하겠다”며 “전면 개편한 디지털 특허심판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심판서류 작성·제출 및 송달시스템에도 이를 적용해 한층 지능화한다”고 덧붙였다.
AI는 지식재산 가치평가를 기술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기반 구축에도 활용된다. AI를 적용한 신속하고 정확한 가치평가체계를 마련해 시장에 제시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청장은 “지식재산 금융뿐 아니라 중개·거래, 직무발명, 연구개발(R&D) 등 지식재산·기술 시장 전반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모델을 개발할 것”이라며 “AI 기반 정량평가와 전문가 정성평가를 접목한 평가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해 가치평가 패러다임 전체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특허청은 새로운 가치평가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 로드맵을 수립 중이다.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추진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허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국가 R&D 과정에서 중복연구를 방지하고, 유망 기술을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다.
이 청장은 “전 세계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주요 국가와 기업 R&D 동향, 핵심기술 선점·공백영역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술과제 해결에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중복연구를 방지하고, 유망기술 분야 발굴 및 최적 연구개발 전략 도출이 가능해 국가 R&D를 효율화하는 동시에 성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R&D 기획단계에서 반도체 등 9개 첨단산업 분야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집중 지원해 유망기술을 발굴하고, 과제 선정단계에서 첨단산업 분야 중심 특허동향조사를 지원하겠다”며 “수행단계에서는 12개 국가전략기술 분야 R&D 수행 시 특허 기반 연구개발(IP-R&D) 의무화를 추진해 지식재산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승리를 이끌어 내는 핵심 무기가 되게 하겠다”고 역설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