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창근)은 소속 송규진 박사와 이권형 케임브리지대 박사, 김태희 울산대 교수 공동 연구진이 기존 이차전지 전극 제조 공정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건식 이차전지 전극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개발 기술은 전극 내부에 가느다란 실과 굵은 밧줄 형태 섬유 구조를 동시에 형성하는 '이중 섬유' 구조 건식 제조 공정이다. 기존 건식 공정의 낮은 혼합 강도, 성능 저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했다.
이차전지 전극 제조 방식은 용매 사용 여부에 따라 습식 공정과 건식 공정으로 나뉘는데, 건식 공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공정 속도가 빠르고 환경오염과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바인더(이차전 전극 재료가 형태를 이루도록 붙잡는 고분자)를 녹일 용매가 없어, 섬유처럼 늘어나 재료를 물리적으로 붙잡는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처럼 제한적인 소재의 바인더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기존 건식 공정에서는 전극 재료를 균일하게 혼합하기 어렵고, 혼합 강도가 낮아 배터리 성능·내구성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기존 PTFE 바인더 소재를 바꾸는 대신, 동일 소재 물리 구조를 제어해 '이중 섬유' 구조 PTFE 바인더를 구현했다.
바인더 투입 방식을 한 번에서 두 번으로 나눈 독창적인 다단 공정을 설계했다. 먼저 소량의 바인더를 투입해 1차 혼합을 수행함으로써 활물질·도전재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실 형태 섬유망을 형성했다. 이후 2차 혼합을 진행해 기존 섬유망이 유지된 상태로 밧줄 형태 섬유 구조가 추가 형성되도록 했다.

실 섬유망은 구성 물질들을 균일 분산시켜 반응을 균일하게 하고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밧줄 섬유는 전극 전체를 단단하게 묶어 전극 강도와 기계적 안정성을 크게 높이고 내구성을 강화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건식 전극은 제곱센티미터당 10.1 밀리암페어시(㎃h/㎠)의 높은 면적당 용량을 기록했다. 이를 적용한 파우치 형태 리튬 음극 배터리셀은 킬로그램당 349와트시(Wh/㎏) 에너지밀도를 달성해 상용 전극(250와트시 내외)보다 약 40% 향상된 수치를 보였다. 또 흑연 음극을 적용한 파우치셀은 ㎏당 291Wh 에너지밀도를 구현해 동일 조건 습식 공정 대비 약 20%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송규진 박사는 “이번 연구는 건식 전극 핵심 난제였던 전기화학적 균일성과 기계적 내구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독자적인 공정 기술을 확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차전지 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는 물론, 높은 에너지 밀도를 필요로 하는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사업'과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에너지 & 엔바이러멘탈 사이언스' 9월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