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인수 적색불... 소니에 美·EU경쟁당국까지 제동

빅테크의 수직적 인수합병 견제
소비자 후생에 부정 영향 해석도
공정위, 국내시장 영향 집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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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에 적색불이 켜졌다.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소니가 강하게 반발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경쟁당국 또한 제동을 걸었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도 관련 기업결합 심사에 착수했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업계에 따르면 인수가액 687억달러(약 85조원) 정보기술(IT)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리자드 인수를 둘러싼 대립의 핵심 쟁점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대한 견제, 독점으로 인한 시장 경쟁 저해 여부로 모아진다. 미래 유망 산업으로 주목받는 메타버스 및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 MS가 미칠 지배적 영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MS는 게임 시장 후발 주자로서 글로벌 매출 4위 업체가 특정 개발사를 인수한다고 해서 전체 시장에 독점적 영향은 미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주요 경쟁사 소니에게는 인기 프랜차이즈 '콜 오브 듀티'에 대한 플레이스테이션 10년 라이선스도 제안했다.

반면에 소니는 콜 오브 듀티라는 타이틀이 콘솔 게임 시장에서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년 트리플A급 신작이 나오는 프리미엄 프랜차이즈가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면 콘솔 간 불합리한 경쟁이 발생하고 이용자 품질 저하와 장기적으로 가격인상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게임 시장에 경쟁을 억제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플랫폼을 지닌 빅테크 기업의 수직적 인수합병이 장기적으로 이용자 후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와 개혁을 추진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EU 또한 앞으로 수주 이내에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MS가 경쟁사와 비교해 '독보적 우위'를 갖게될 수 있다며 기업결합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일본 경쟁당국 역시 자국 기업인 소니 측 손을 들어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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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지난해 4월 공정위에 관련 기업결합 신고가 접수돼 심사가 진행 중이다. 콘솔 기기와 게임 구독 서비스 등 시장에 미칠 영향이 중점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콘솔 게임 비중이 높은 북미·유럽 등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전체 게임 이용자 가운데 콘솔 플레이 유저가 17.9%에 불과하다는 점은 고려 요소다. MS 엑스박스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또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에 비해 열세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인 사안으로 방향이나 시점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해외 경쟁당국의 결론이 가시화되는 것에 맞춰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며 “다만 해외에서 소송이 제기된 만큼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