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가전브랜드 연동할 '스마트홈 표준' 나왔다

9개월 만에 HCA 1.0 버전 공개
삼성 스마트싱스로 LG 등 제어
향후 '에너지 절감' 혜택에 집중

CES 2023을 관통하는 대표 키워드는 '연결성'이다. 지난해 발족한 글로벌 가전 표준 연합체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는 설립 9개월 만에 15개 브랜드 제품을 통합 연동·제어할 표준을 발표했다. CES 2023에서는 타사 가전과 플랫폼을 연동하는 시연으로 수십 년 동안 달성하지 못한 완전한 스마트홈 환경 구현에 한 걸음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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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서 개막한 CES 2023에서 HCA 전시관 전경.

현장에서 전자신문과 만난 셀라하틴 쾨크살 HCA 이사(베스텔 IoT 총괄이사)는 “고객은 브랜드가 다양한 집에서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어하고 싶어 하는 요구가 커진다”면서 “기업도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면서 급속도로 연결하는 데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존 휴스 HCA 개발 총괄(트레인 개발 팀장)은 “HCA 내 고객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상태”라면서 “어떤 스마트홈 관련 조직보다 협업 의지도 강하고, 신속한 조율을 거치면서 9개월 만에 1.0 버전의 표준까지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공개한 HCA 표준 1.0 버전은 협의체 회원사의 브랜드 제품을 상호 연동, 플랫폼 종속 없이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출발을 알렸다. 삼성전자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LG전자 세탁기나 일렉트로룩스 냉장고를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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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하틴 콕살 HCA 이사(베스텔 IoT 총괄이사, 왼쪽)와 존 휴스 HCA 개발 총괄(트레인 개발 팀장)

박영기 HCA 이사(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책임)는 “1.0 버전의 핵심은 간결함”이라면서 “첫 출발인 만큼 적용 대상인 TV·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15개 제품의 많은 기능을 제어하기보다는 사용 빈도가 가장 높고 간편한 기능부터 지원, 사용성을 높이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수십년 동안 기술·사업적 이유로 이뤄지지 않은 타사 가전-플랫폼 연동이 9개월 만에 실현된 것은 스마트홈 산업 형성 이래 가장 파격적인 이벤트로 평가된다. 가전에 대한 플랫폼 종속성이 희미해지면서 소비자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정작 연결성을 실현한 기업들의 고민은 더 많아졌다.

최윤호 HCA 의장(삼성전자 IoT사업부 부장)은 “앞으로 소비자의 플랫폼 선택권이 보장되면서 가전사 간 플랫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서비스 개발과 편의성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시장은 더 건강해지는 효과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결 이후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도 관건이다. HCA는 연결에 따른 혜택을 '에너지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에너지 관련 스마트홈 서비스 수요가 높은 데다 기술도 일정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이후 재생 에너지, 모빌리티 등 다양한 방면으로의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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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기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책임

박 이사는 “가정 내 전기 사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가전”이라면서 “단일 채널로 가전의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최적 사용 모드를 일괄 적용한다면 개인과 국가 모두 비용 절감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콕살 이사 역시 “현재 에너지에 우선하지만 추후 전기차와 집을 연결하는 시도도 할 수 있다”면서 “결국 집이 다양한 영역을 연결하는 운영체제(OS)가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HCA는 1.0 버전에 담지 못했던 기능을 추가하고,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회원사 유치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가전·공조 업체로 만들어졌지만 에너지,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사업군으로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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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HCA 의장(삼성전자 IoT사업부 부장)

최 의장은 “가전 등록 과정에서 계정 연동을 편리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할 테스크포스(TF)팀 구성을 준비 중”이라면서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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