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기 당권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나경원 행보 변수

김기현, 경선캠프 꾸리고 민심잡기 행보 주력
안철수, 尹 대통령과 '운명 공동체론' 부각
나경원 부위원장 출마 여부에도 관심집중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에서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가속패달을 밟으며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두 당권 주자는 곧 다가올 설 연휴까지 2주간 민심잡기 행보에 주력할 태세다. 이 가운데 또 다른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결단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마 여부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9일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각각 당대표 경선 캠프 개소식과 당대표 출마 선언을 가졌다. 전당대회 일정이 채 잡히기 전인 지난해 말부터 당권 도전을 시사해 온 양 주자는 빠르게 전당대회 이슈를 선점하며 양강구도를 굳히는 모양새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이번 당권 경쟁에서 '총선 승리 적임자'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다수의석에 윤석열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가 발목 잡히는 상황을 내년 총선 승리로 해결하겠다는 공통 목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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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도 서로 '윤심(尹心)'을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가 100% 당원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윤심'의 향방에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 함께 이른바 '김장 연대'를 구축하며 '윤심' 몰이에 나서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이미 지난해 11월 윤대통령과 독대만찬을 했고, 지난 주말에는 장남 결혼식 관련 윤 대통령의 축하 전화를 받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파트너십'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출마선언에선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라며 '운명 공동체론'을 띄우기도 했다. 또 법조 출신 대통령과 과학기술자 출신 당대표의 시너지를 강조하며 과학기술 패권경쟁시대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 주자는 본인들의 청지 행보와 경험에서 차별점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보수의 정통성', 안 의원은 '보수 혁신의 분기점'을 강점으로 호소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시절부터 꾸준히 당적을 유지하며, 2018년 지방선거 당시 39차례의 영장 신청 등 진보진영 탄압을 이겨낸 뚝심을 보수 리더 경쟁력으로 자부하고 있다. 이날 캠프 개소식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축전을 통해 “하나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성공에 김기현 의원이 앞장 서 주길 바란다”는 응원을 받는 등 보수의 정통성 이미지를 계속 어필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단일화와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까지, 정치적 결단이 총선 패배 이후 보수진영의 패배주의를 승리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3연승을 하게 된 분기점을 마련했다 강조하고 있다.

한편 나경원 부위원장에 대한 출마 요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청년 당원 100명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도전 공식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여론조사 당원 지지율 1위인 나 부위원장이 후보로 나와야 당원 총의로 당대표를 선출하고 총선에서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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