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화 쉽고 화재 위험 없어
기존보다 에너지 효율 10%↑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직무대행 김남균)은 박준우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연구원과 박민준 부산대 교수팀이 공동으로 '하이브리드형 아연-망간 레독스 흐름전지(Redox Flow Battery)'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논문을 국제 저명 학술지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레독스 흐름전지'는 환원(Reduction)과 산화(Oxidation), 흐름(Flow)을 합성한 용어다. 이 전지는 산화·환원 반응에서 전자가 전해액의 도움을 받아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며 전기 에너지를 발생한다. 화학반응 부분과 전기를 저장하는 부분을 달리해 출력과 용량을 독립 설계할 수 있고 전지 대용량화가 쉽다.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화재·폭발 위험도 없다.
문제는 레독스 흐름전지 핵심 소재인 '바나듐'이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 금속이라는 점이다. 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전압도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경우 상용 리튬 이차전지보다 낮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이 10~15% 정도 떨어진다.
KERI-부산대 공동연구팀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수급도 안정적인 망간과 아연으로 이를 대체했다. 독특한 이중 이온교환막 구조(하이브리드형)를 설계 적용해 알칼리성 아연 전해액과 산성 망간 전해액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높은 전위차를 기대할 수 있다.
망간 양극 활물질이 원래대로 환원되지 않는 낮은 가역성 문제는 '탄소 환원법' 즉, 비스무트(Bismuth) 금속을 전극 표면에 증착하고 니켈과 마그네슘, 구리, 코발트 이온 등을 첨가한 전해액을 활용해 해결했다.
투과전자현미경, X선 광전자분광법, 플라즈마 발광(ICP-OES) 등 여러 방법으로 효과를 검증한 결과 '하이브리드형 아연-망간 레독스 흐름전지'는 기존 바나듐계보다 높은 전압(1.3V→2.52V)을 나타냈고 에너지 효율도 10% 이상 높았다.
KERI는 지난해 구축한 '광주 레독스 흐름전지 시험인증센터'에서 이 기술을 확장·발전시켜 상용화 관건인 대면적·고농도 셀 제작까지 도달한다는 목표다.
박준우 연구원은 “저비용 아연·망간 소재와 가역성을 높일 수 있는 금속이온 촉매 기술을 결합해 신개념 레독스 흐름전지를 개발했다”며 “차세대 장주기 대용량 레독스 흐름전지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관련 연구결과는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