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수도권 당대표론'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윤심(尹心)'을 전면에 내세우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김기현 의원과 '수도권 험지 출마' 결단을 강조하는 윤상현, 안철수 의원 사이에 대결구도가 그려졌다. 당 내부에서도 전당대회 최대 화두로 떠오르며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4일에도 수도권 당대표론을 둘러싸고 설전을 이어갔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대표의 수도권 출마 여부가 아니라 당 지지율을 올리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공정한 공천시스템을 만드는 리더십에 총선 승패가 갈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황교안 전 대표가 종로에 출마했지만 대패한 지난 총선과 대구 지역구로 출마했으면서도 다수의 선거에서 승리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수도권 당대표론에 첫 포문을 열었던 윤상현 의원은 같은 날 SNS를 통해 지난해 김 의원이 안철수 의원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했던 점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그는 “안 의원이 정부 출범의 밑그림을 그린 인수위원장이라는 이유로 험지 출마를 요구하신 분이 당대표로서 선거 판 자체를 바꿀 결기를 보여달라는 요구에는 왜 회피로 일관하시는가?”라며 반문했다.
당권주자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당 내부에서도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찬성파들은 내년 총선 승리를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당의 지지 기반 확장성 차원에서도 수도권 경쟁력과 함께 당대표의 험지 출마 결단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에는 선거 공천 때마다 제기되는 중진들의 험지 출마 여론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 총선의 패배가 공천 실패와 함께 수도권 지역구를 더불어민주당에 대거 내어준 이유가 있는 만큼 지명도가 있는 인물들의 '살신성인'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음 총선에서 이른바 '지역구 보신주의' 논란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중진들이 험지에 자발적으로 나서서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공천 혁신을 통해 당이 쇄신해야 총선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파들은 험지 출마와 수도권 승리의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 언급되고 있는 수도권 당대표론도 일부의 주장으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대표가 수도권에 출마를 한다고 해서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진들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는 너무 이른 논쟁이고 적합한 공천 시스템으로 해당 지역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배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속내 즉 '윤심'이 수도권 당대표론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적 상징성이나 이론상으로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수도권 경쟁력이 필요할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윤 대통령이 여당을 잘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수도권 이슈는 다른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