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피해지원 협의체, 10만여 피해 사례 전수 분석
직접적인 피해가 큰 경우 개별 지원 검토
전국민 이모티콘 3종·비즈니스 파트너 3만원·5만원 현금 지급
카카오가 블랙아웃 보상과 관련해 무료 서비스 장애에 대한 전례 없는 '일괄 지원'을 결정했다. 소상공인에게 1인당 최대 5만원을 보상하고, 전 국민 대상 이모티콘을 제공한다. 산업계와 소비자단체 등과 '1015 피해지원 협의체'를 만들어 지난달 21일 첫 회의를 한 지 1개월여 만이다.
카카오는 29일 '1015 피해지원 협의체'(이하 협의체)가 수립한 서비스 장애 피해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협의체는 이번 보상안 수립을 위해 11~12월 2개월 동안 10여 차례의 개별 및 전체 회의를 진행했다.
협의체는 카카오 공식 채널을 통해 접수된 10만5116건 가운데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 접수 건을 제외하고, 83.1%에 해당하는 카카오 사례 8만7195건을 분석했다. 피해 신고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79.8%으로 가장 많았다. 소상공인과 중대형 기업은 각각 20%, 0.2%였다. 또 유료 서비스 피해 접수 건수는 1만4918건(17.1%), 무료 서비스 가운데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내용은 약 1만3195건(15.1%)이었다.
협의체는 대체 서비스가 존재하는 경우 등 장애와 개별 피해 간의 뚜렷한 인과성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직접적인 피해가 큰 경우 별도 과정을 거쳐 개별 지원을 검토하고, 그 밖의 경우는 사회적 책임 차원의 일괄 지원을 결정했다.
피해 지원은 크게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일반 이용자 △이번 서비스 장애로 영업 피해가 난 비즈니스 파트너로 구분해서 진행한다.
협의체는 일반 이용자 대상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카카오의 약속으로 총 3종(영구 사용 1종, 90일 사용 2종)의 이모티콘 제공으로 합의했다. 해당 이모티콘은 오는 1월 5일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협의체 합의 사항 외에도 서비스 장애의 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다짐 보고서'와 중소사업자 및 농수산물 생산자를 연결하는 임팩트 커머스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사 쿠폰 2종(2000원, 3000원), 카카오톡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명)을 이용자에게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피해 신고 소상공인 대상으로는 매출 손실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한다. 소상공인 영업이익률과 대체 서비스 유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 점유율 등을 반영해 매출 손실 규모가 30만원 이하인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한다. 50만원 초과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협의체 검토 및 피해 입증 과정을 통해 추가 지원을 고려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카카오는 '소상공인을 위한 카카오톡 채널 캐시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전체 소상공인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5만원 상당의 무상 캐시를 지급한다. 카카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상공인이 카카오톡을 통해 신규 매출을 창출하고 고객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를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 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도 이번 장애로 인해 피해를 본 파트너들을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제휴된 PC방 사업체에 대한 혜택 강화를 통해 게임 이용자의 PC방 방문 및 이용 시간 증가를 유도하고, 지역 PC방 오프라인 대회 및 동네 PC방 오프라인 이벤트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택시기사 및 대리운전기사 회원에게 다양한 형태의 보상과 지원을 실행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내년 상반기 소상공인의 사업 활성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판로 확장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김기홍 감사는 “법의 논리를 들이대며 피해보상 여부를 다투지 않고, 소상공인 피해에 공감하며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기에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플랫폼 기업이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번 피해 지원은 '1015 장애'를 계기로 사회가 저희에게 던진 질문들에 답해 나가는 과정의 시작”이라면서 “새해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과제들을 도출하고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