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경영? 머스크는 고양이 밥도 제대로 못줄 것" 유명 경제학자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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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고양이 밥 주는 일조차 못 맡길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가을 무렵 비트코인을 산 이들이 만약 테슬라 주식을 매수했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 테슬라와 비트코인은 여러분의 생각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때 '천슬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던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최근 주가가 연일 하락해 외면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27일에는 하루 만에 주가가 무려 11% 넘게 급락했다. 12월 들어 주가는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고, 연초보다는 무려 69% 폭락하는 등 빅테크 기업의 저조한 실적 속에서도 두드러지는 하락을 보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테슬라의 최근 하락의 원인으로 '머스크 리스크'를 지목했다. 그는 "테슬라의 최근 급락은 기술주의 전반적인 하락 탓도 있지만, 특히나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자신의 명성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언행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행보를 보면, 나는 그가 대기업을 운영하기는커녕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일도 해내지 못할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테슬라 과거 매출이 머스크의 '괴짜천재' 같은 이미지 메이킹에 의존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정 영역에서는 천재적이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완전히 바보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며 "내가 알기로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리더였다"고 평가하면서도 "급락 전까지 테슬라에 어마어마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부여된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북미산 전기차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테슬라가 더는 "특별한 회사가 아닐 것"이라고 직격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테슬라가 단지 몇 년이 아닌 장기간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야 하지만, 테슬라가 강력한 '네트워크 외부성'(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을수록 그 제품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현상)을 토대로 시장을 지배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크루그먼 교수의 진단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테슬라가 전기차 업계를 장기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테슬라가 시장을 독점하는 세상이 올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IRA가 테슬라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이 법이 전기차를 빠르게 일반화시켜 테슬라가 더는 특별해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전기차 제조는 네트워크 외부성을 가진 업종이 아니다"고 결론 내렸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