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전문가 영입·합병...여행업계, 체질 바꾼다

하나투어, 단독 대표로 경영성과 제고
노랑풍선, 업계 전문가 김진국 대표 선임
교원투어 '여행이지' 론칭 해외사업 확대
야놀자, 예약·숙박·체험 서비스 차별화

엔데믹이 도래하며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각국이 여행 빗장을 풀고 방역에 대한 신뢰가 개선되면서 억눌린 수요가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UN 산하 세계관광기구(World Tourism Organization)에 따르면 전 세계 여행객 수가 지난해 1~7월보다 172% 증가했다. 업계는 이에 발맞춰 신임 대표를 선임하거나 업체를 인수하는 등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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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표 선임…새로운 전략 구상

하나투어는 2023년부터 송미선·육경건 공동 대표 체제에서 송미선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한다. 송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매니징디렉터앤파트너로 활동한 바 있는 전략가다. 단독 체제 전환을 통해 급변하는 여행시장에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경영성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의 단독 대표 체제는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송 대표 단독 체제 하에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하나투어는 국내 여행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상품과 서비스 고도화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고객이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하나팩 2.0'을 활성화한다. 해당 상품은 쇼핑센터 일정을 배제하고 선택관광은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나 Original'을 통해 대규모 단체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떠나는 소규모 여행, 취향을 반영하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여행을 지원할 예정이다. 각 분야 전문가가 동행하는 테마여행도 활성화한다.

새해에는 온·오프라인의 균형 있는 성장에 힘쓴다. 기존에 강점을 보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던 오프라인 판매 대리점 영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이에 따라 전국 7000여곳의 판매 대리점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11월 공식인증예약센터 거래율은 85.8%를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채널을 다변화하기 위해 자체 판매채널도 론칭했다. '하나 LIVE'는 최신 여행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중이다.

노랑풍선은 지난 3월 전 하나투어 대표이사였던 김진국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여행 시장 정상화를 앞둔 시점에 업계 전문가 영입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후 영업 네트워크,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해 온라인사업본부와 IT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1분기에 전 직원 복직 시기를 앞당겼으며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재도약을 위한 채비를 서둘렀다.

2023년도 경영 슬로건은 '변화와 혁신으로 재도약'이다. △공급 △상품 △판매·마케팅 3대 핵심 방향을 제시했다. 고객층 확대를 위한 신상품 라인업 구축 및 자사 판매채널 내실을 강화한다.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여행 시장 내 전체적 점유율을 늘려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고객만족도 및 내부 직원 직무만족도를 동시에 향상할 수 있는 전략도 추진한다. 직원의 현지 출장 및 연수 기회를 확대해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 만족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여행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노사동반성장을 위한 성과급 제도개편,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IT·시스템 고도화 등을 실천해나갈 계획이다.

12월 기준 노랑풍선 웹 트래픽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준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실적은 12월 기준 2019년 대비 약 60%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 중이며 내년도 1분기 내 실적 개선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13년 11개월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3월 조현문·이종혁 공동 대표이사가 취임하며 '제2의 도약기'를 선포했다. 조 대표와 이 대표는 각각 삼천리자전거와 대한항공 출신이다. 각각 관리와 영업에 특화된 경영인으로 참좋은여행의 도약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공동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코로나19 이전 8본부 36팀이었던 조직을 6본부 17팀으로 대폭 간소화했다. 2개의 총괄본부를 폐지하고 보고 체계를 바꿨다.

각 영업본부와 마케팅 등 개별본부에서 바로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하는 형태를 취한다.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여행시장에 빠르게 대비하기 위해서다.

사내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근무 환경도 개선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직원 1인당 공간을 30% 늘렸다. 급여 인상도 단행했다. 4월, 팬데믹 시기 인상하지 못했던 만큼의 급여 인상을 진행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상품 개편도 시행했다. '걷는 빠르기'라는 뜻의 음악 기호 '라르고'를 상품명으로 활용한 여유있는 일정의 패키지 여행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여행수요 전문화 고급화에 대비해 '유럽여행 전문가 과정' 등 기존 고객을 위한 심화 여행도 기획했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한 장거리 여행도 별도로 모아서 판매 중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나 오로라 관람 상품, 일본 전국 기차 일주, 손흥민 경기 관람 상품 등 테마여행도 출시해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겨냥했다.

◇여행 업체 인수도 활발

교원그룹은 지난해 KRT여행사를 인수한 후 계열사 교원 여행과 합병했다. 올해 4월 교원 투어로 사명을 바꾼 뒤 조직 사업을 정비하고 2개월 만에 새로운 여행 전문 브랜드 '여행이지'를 론칭했다. 이는 기존 교원그룹이 제공했던 상조·크루즈 여행·웨딩·교육 서비스 이외에 해외여행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그룹 시너지를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교원투어는 여행이지 브랜드를 중심으로 패키지를 뛰어넘는다는 의미의 '넥스트 패키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획일화된 패키지 여행 상품에서 벗어나 고객별 여행 목적과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맞춤 상품을 선보였다. 폭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테마형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MZ세대 취향을 고려해 액티비티, 음식, 쇼핑 등 테마를 강조한 'MZ픽(MZ PICK)' 라인업을 내세웠다. △익사이팅 △먹킷 △쇼핑 △호캉스 4가지 테마 아래 현지 문화 체험과 액티비티, 미식 등 목적에 맞는 여행을 선택할 수 있다.

새해에도 브랜드 차별성을 부각한 넥스트 패키지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을 새롭게 구성하며, 트립소다 및 엑스크루 등 여행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테마의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부가 서비스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여행이지 멤버십 론칭을 준비 중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12월 인터파크를 인수했다. 이후 인터파크와 트리플을 합병해 글로벌 여행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야놀자는 인수 후 야놀자의 기술력,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터파크의 브랜드 로열티,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해 여행 예약부터 이동, 숙박, 체험, 구매까지 총망라한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야놀자와 인터파크는 양사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보여준 서비스는 믹스 왕복항공권으로, 출·귀국 항공사가 달라도 한 번에 검색·구매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야놀자가 보유한 국내외 숙박·레저 인벤토리를 인터파크에 공급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인터파크 판매 채널도 넓혔다. 야놀자와 공동 송출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 중이다.

새해에는 인터파크 공연 예약 서비스와 결합한 새로운 패키지 여행 상품을 개발한다. 국내 여행객과 한류를 선호하는 인바운드 해외 여행객까지 타깃을 확대해 K-트래블 고객 저변 확대에 나선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투어를 인수했다. 엔데믹 시기에 맞춰 해외여행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온라인투어는 2000년 설립된 실시간 항공 검색 엔진과 예약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여기어때는 온라인투어 인수를 통해 고도화된 항공 정보기술(IT) 시스템, 20년이 넘는 업력을 통한 운영 노하우, 공급사 네트워크 등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어때는 올해 해외여행 서비스를 론칭했다. 5월 실시간 해외 항공권, 7월 해외 숙소, 9월 항공권과 숙소를 결합한 해외 특가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의 패턴이 즉흥적인 여행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 근거리 해외여행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동남아 등 가까우면서도 쉽게 갈 수 있는 해외여행을 위해 최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주요 항공·숙소와의 직접 계약을 통한 소싱, 장기적으로는 여러 글로벌 OTA로부터 최저가 상품을 공급받아 제공하는 메타서칭 등으로 최저가를 보장한다. 최저가가 아닐 경우 차액을 보상하는 최저가 보상제도 도입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