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 언니' ETF 최악의 실적…63조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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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아크 인베스트 유튜브 캡처.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의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올 한 해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년도 되지 않아 ETF 총자산 63조원이 공중 분해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를 인용해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9개 상장지수펀드(ETF)의 총자산이 지난해 2월 최고치인 603억 달러(약 77조 3000억원)에서 최근 114억 달러(약 14조 6000억원)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우주 탐사, 핀테크 및 로봇 공학 및 게놈 혁명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을 망라해 미래 산업에 집중하는 소수의 회사를 식별해 큰 이익을 얻었던 주력 ETF ‘아크 이노베이션’(ARKK)의 주당 가치는 올 들어서만 3분의 2가량 떨어져 5년 내 최악의 실적으로 치달았다.

로봇 분야에 투자하는 ARKQ(-48.69%), 정보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ARKW(-68.48%),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ARKG(-67.42%)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한때 아크를 끌어올렸던 성장주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되레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급증하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아크가 이에 영향을 받는 기술주와 성장주를 고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크인베스트먼트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부정’으로 하향 조정한 모닝스타의 투자전략가 로비 그린골드는 “아크의 올해 결과는 끔찍했고,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그린골드는 또한 아크가 지난해 2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한 것이 정권 교체를 위한 신호였다며 캐시 우드가 CEO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하락에도 우드 CEO는 성장주와 기술주 등에 배팅하며 공격적인 매입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아크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세 번째로 비중이 큰 테슬라는 올 들어 60%가 넘게 하락했지만, 우드 CEO는 7만 5000주를 집중 매수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6~11월 아크 이노베이션 ETF에서 7650만달러(약 980억원)가 순유출됐으며, 지난달 30일에는 하루에만 1억 4600만 달러(약 187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