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영어를 공부하듯, 아프리카 청년들도 한국어를 배워 핀테크 협업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국어 교육 플랫폼이 구축돼 소통을 한국어로 주고받을 수 있다면, 양 국가 사이의 비즈니스 병목현상이 완화되고 협력 규모도 더욱 커질 것입니다.”
세군 아이나 아프리카핀테크네트워크(AFN) 회장은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 플랫폼'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한국과 아프리카 간 핀테크 기술 교류, 투자 유치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통역없는 커뮤니케이션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정부 차원에서 물꼬를 터준다면 온라인과 영상회의를 이용한 협업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8년 설립된 AFN은 아프리카 34개국 핀테크협회 소속 관계자가 주축으로 활동하는 협력단체다. 핀테크 산업 육성과 규제 마련 촉진 등을 주된 목적으로 움직인다.
세군 아이나 AFN 회장은 나이지리아 은행가협회와 서아프리카은행가협회 나이지리아 지부장을 역임한 아프리카 지역 대표 금융 전문가다. 지난 14일 한·아프리카재단과 외교부가 공동 개최한 '제5회 서울아프리카 대화' 기조연설 차 방한했다. 이번 방문에서 AFN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핀테크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세군 아이나 회장은 “현재 아프리카 인구 60% 정도만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데 이는 앞으로 산업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아프리카 인구의 중위 나이는 19세로 80년 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구를 가진 지역이 되기 때문에 미래는 아프리카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세군 아이나 회장은 한국인의 아프리카 진출도 적극 권장했다. 서양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아프리카에 대한 시각은 상당히 과장된 측면이 많으며, 이는 대중으로 하여금 무분별한 두려움을 느끼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서양인도 나이지리아에 많이 입국해 정착하고 있으며, 직접 방문해 보면 리스크보다 기회가 훨씬 큰 땅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한국 핀테크 기업이 아프리카 진출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 협회나 파트너십을 통할 것을 조언했다. 문화 차이에 의한 리스크나 로컬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좋은 현지 파트너가 필수라는 의미다. 양 협회의 이번 MOU 체결 역시 이와 같은 협력을 전제로 했다.
양 협회는 앞으로 매년 혹은 2년마다 한국과 아프리카 핀테크 기업들이 교류할 수 있는 미팅과 포럼을 개최하는 등 두 대륙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군 아이나 회장은 “이번 MOU 체결은 더 큰 비즈니스 협력을 위한 향후 5년간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국과 아프리카 핀테크가 세계를 선도할 기회를 포착했다고 본다”며 “이는 역사적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