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LX인터내셔널이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는 기업결합을 3년간 건축용 코팅유리 가격 인상률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
공정위는 LX인터내셔널이 신청한 한국유리공업 주식 100% 취득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12일 밝혔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한국유리공업 주식 100%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LX인터내셔널은 계열사인 LX하우시스의 코팅유리 및 창호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결합을 추진했다. 한국유리공업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판유리 제조업체로 투명유리 및 코팅유리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한다.
한국유리공업과 LX인터내셔널의 계열사인 LX하우시스는 건축용 공업유리 시장에서 2, 3위 사업자였으며 이번 기업결합으로 KCC글라스를 제치고 1위 사업자가 된다. 또한 경쟁사인 KCC글라스와 동일하게 투명유리-코팅유리-창호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된다.
공정위는 결합 후 회사의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1위 사업자가 되는 만큼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시장 내 경쟁사가 3개에서 2개로 감소하고 수입산 코팅유리가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수입가격과 수입량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이 우려되는 코팅유리 시장에 대해 향후 3년간 건축용 코팅유리 판매가격 인상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건축용 코팅유리 판매가격 인상률은 총제조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용 투명유리의 직전 4년간 연평균 국내 통관 가격 인상률을 초과하지 못하며 결합 전 회사의 평균판매가격 인상률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기업결합심사는 계열 전체에 지배력을 미친다고 보고 계열사가 영위하는 업종까지 고려해 심사하게 돼 있어 한국유리공업과 관련성이 높은 LX하우시스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수직결합이 발생하는 건축용 투명-코팅유리와 창호시장은 각 시장별로 대체거래선이 존재하는 등 경쟁제한 우려가 낮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최근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건축물 단열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축용 코팅유리 수요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조건부 승인 조치로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쟁제한 가능성은 차단하면서도 KCC글라스와 동일한 사업구조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