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9일 내한…"해양 보존 메시지 담아"
2009년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흥행 1위의 '아바타' 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14일 한국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작의 주역들이 빠짐없이 내한했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아바타: 물의 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존 랜도 프로듀서, 샘 워싱턴(제이크 설리 역), 조 샐다나(네이티리 역), 시고니 위버(그레이스 박사·키리 역), 스티븐 랭(쿼리치 대령)이 참석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카메론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전편과 이번 영화 관통하는 메시지가 동일하다. 아무 이유 없이 바다와 환경을 탈취하고, 파괴하고 있는 현재 우리들의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며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더욱 노력해야 된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에 탐험, 가족, 드라마, 감동의 스토리를 담았다”며 “메시지 전달이라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잔상으로 남아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이 바다로 배경을 전환한 이유에 대해 카메론 감독은 “전작을 보면 알겠지만, 내 영화에는 바다가 많이 등장한다. 또,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도 촬영하고, 탐험을 8번했다. 다이빙을 즐기며 심해 탐사도 경험했다”며 개인적으로 바다의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삶과 감독으로서의 삶을 모두 살리고 싶었다”며 “무엇보다 해양 보존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감독뿐만 아니라 이를 표현해내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이 이번 영화의 환상적인 비주얼을 완성했다. 샐다나는 “물의 에너지를 연기로 승화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렵고 힘든 작업이었다”며 “카메론 감독의 지시를 듣고 ‘오 멋진데요, 훌륭한데요’하고 반응했지만 사실 연기가 다가 아니었다. 스킬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어느때보다 물 안에서 자신감이 오른 상태다”라고 전했다.
위버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연습할 수 있었던 것이 카메론 감독의 지원 덕이라고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10대 나비족 ‘키리’를 연기한 위버는 수중 촬영이 비중이 많았다. 위버는 “평소 수영을 잘한다고 자신했는데, 그거보단 어려울 것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카메론 감독은 뭔가를 요구할 때 항상 그만큼의 지원을 해준다. 프리 다이버들, 해군과 함께 1년 가까이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메론 감독은 “서부영화에서 말 타고 이런 것들, 오디션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묻지도 않았다”고 농담하고는 “훈련을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이버가 아니어도. 중요한 것은 강하게 무장된 정신과 훈련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라고 했다. 이어 30초 밖에 숨을 참지 못했던 위버가 이번 촬영을 위한 훈련으로 6분 가까이 잠수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는 전편의 주인공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에 대해 카메론 감독은 “’가족’이라는 주제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가 가족의 구성원이거나, 가족을 꾸리길 꿈꾼다. 하지만 이를 지켜내는 것은 어렵다”며 “그래서 이번 영화를 통해 가족이 함께 있을 때 가장 강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제이크’와 아들 사이의 관계, ‘네이티리’의 모성애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또한 그는 “우리(아바타 관계자)도 하나의 가정을 이 안에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전작의 배우들을 속편에 넣기 위해 아주 많이 노력했다”며 “특히 랭(쿼리치 대령)은 사실상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는데 거기에서 또 그의 부자관계를 볼 수 있고, 입양된 아이까지 넣어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담았다”고 말했다.
아바타가 된 쿼리치 대령을 연기한 랭은 “’이 사람한테도 감정이 있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가지게 할 것”이라며 “단편적인 캐릭터가 아닌, 절대적으로 나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부자관계를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제이크를 연기한 워싱턴은 실제 3명의 자녀를 둔 아빠이기도 하다. 그는 그 마음으로 연기했다며 “가족을 위해서 못할 것이 없고, 희생하지 못할 것이 없다. 스토리가 어렵고 무수했지만 그 정신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영화는 3시간 1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으로도 화제가 됐다. 이를 고집한 이유에 대해 카메론 감독은 “같은 돈을 내고 더 길게 보면 좋은 거 아닌가? 영화가 형편없지 않은 이상…같은 돈 내고 소고기가 더 나오는 것과 같다”며 “장편 소설 같은 영화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타이타닉(3시간 14분)도 괜찮게 흥행했지 않느냐. 영화를 본 사람들도 길다는 소리 안 하더라. 좋은 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다다익선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랜도 프로듀서는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는 큰 화면으로 느껴야 한다. 3D, 아이맥스(IMAX) 등 모든 포맷에서 봐주길 바란다”고 영화 소개도 잊지 않았다.
황홀한 바다로 무대를 확장한 설리 가족의 여정이 담긴 '아바타: 물의 길'은 오는 14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