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배양' '바이오마커',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추진

산업부, 업계 대상 의견 조회
삼바-셀트리온 등 기술 보유
바이오 의약품 수요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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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정부가 세포배양과 바이오마커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 기술 위상이 국가 전략물자로 격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 대상으로 '바이오산업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에 관한 의견 조회를 시작했다. 후보 기술은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을 위한 동물세포 배양·정제 기술 △다종 감염병 질환 면역 분석 및 진단을 위한 멀티 바이오마커 고정화 기술 등 두 가지다. 정부가 기존 바이오 분야 육성 및 관리 대상 기술로 선정한 분야 가운데에서 전문가 검토를 거쳐 이 두 가지 기술을 최종 후보로 골랐다.

동물세포 배양·정제 분야는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체·단백질·세포·유전자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백신 등 바이오 의약품을 대량 생산하는 핵심 기술이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급증,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의 위상과 중요성이 높아진 것을 반영했다.

멀티 바이오마커 고정화 기술은 애벗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현장에서 초고속으로 검체를 진단하는 산업이 급성장한 것이 선정 배경으로 꼽힌다.

이 기술은 3차원 솔(Sol)-젤(Gel) 나노포어(단백질로 구성된 나노미터 크기 구멍)에 다양한 단백질, 핵산, 항원, 항체, 세포 등 바이오 물질을 캡슐 형태로 고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혈액원·암·자가면역·알츠하이머 스크리닝 검사를 비롯해 고위험군·호흡기 바이러스 다중 진단에 쓰인다.

이들 기술이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최종 선정되기까지는 아직 절차가 남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주도하는 기술조정위원회 심의와 총리가 위원장인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을 거치며 주요국들은 의·약·방역 산업을 국가 안보와 직결된 전략물자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최고 수준에 다다른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이 국가 보호와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올 8월 시행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대해 △특화단지 지정 △국가 R&D 반영 △규제개선 △세제 혜택 등 각종 특례 지원이 골자다. 또 해당 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 핵심 기술로 관리하는 등 보호 조치를 받는다. 국가첨단전략산업위는 지난달 1차 회의를 열고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3개 산업에서 15개 국가첨단전략기술을 선정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