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A 레이더용 단일칩 국산화 개발...국방 자립화 '큰 성과' 이뤄

국내 연구진이 전투기 두뇌에 해당하는 에이사(AESA) 레이더,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 핵심부품을 개발했다. 국방 기술 자립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해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 등 17개 기관이 참여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국방반도체(DMC) 융합연구단이 질화갈륨(GaN) 반도체 송·수신 단일 집적회로(MMIC)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최신형 전투기에 장착되는 에이사(AESA) 레이더는 MMIC를 적용한 반도체 송·수신 모듈을 활용, 신호 위상·진폭을 조정해 표적을 탐지·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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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대역 GaN 단일 Frontend MMIC(집적회로) 사진

이번 성과는 △고출력 증폭기 △저잡음 증폭기 △스위치 MMIC를 칩 하나에 집적한 X-대역 레이더 송·수신기용 단일 프론트엔드 집적회로 기술이다.

GaN 기반 송·수신 단일 프론트엔드 MMIC는 해외 선진국만 확보한 기술이다. 그동안 국내 개발 실적이 전혀 없었다. 국내 설계·제작으로 이룬 이번 성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송·수신 MMIC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연구진의 X-대역 단일 프론트엔드 MMIC는 대역폭 1.5기가헤르츠(㎓) 대역에서 36데시벨(㏈) 송신이득, 19와트(W)급 출력과 28% 수준 송신효율, 그리고 38㏈ 수신이득, 2.8㏈ 이하 수신잡음지수 성능을 낼 수 있다. 송신이득, 송신출력 및 수신이득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수신잡음지수 및 송신효율은 동등 이상이다.

이번 성과는 위성 탑재체 주요 시스템인 SAR 안테나에도 적용할 수 있다. 우수한 전력 특성과 높은 효율 특성을 바탕으로 위성용 송·수신 모듈의 소형화 및 경량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지난 20년 넘게 화합물 반도체 소자를 설계·제작해 온 연구 노하우로 이번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자체 집적회로 설계부터 제작까지 해내 군수 분야 GaN 집적회로 부품 국산화 기틀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임종원 ETRI DMC 융합연구단장은 “국내 최초로 자체 설계 및 공정기술로 세계적 수준의 X-대역 질화갈륨 단일 칩 기술을 확보했다”며 “국방 기술 자립을 통해 소·부·장 수출규제 및 위성 환경 검증에도 적극 대응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성과는 시작품 수준이다. 향후 MMIC 성능 고도화, 신뢰성 및 수율 향상을 통해 군수 레이더용뿐만 아니라 SAR 위성용 우주 환경시험 등의 연구를 통해 상용화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NST '국방 무기 체계용 핵심 반도체 부품 자립화 플랫폼 개발' 융합연구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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