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우리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으며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7일 밝혔다.
KDI는 지난달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었다'는 표현을 썼으나 이번달에는 보다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경기 진단이 어두워진 가장 큰 이유는 수출 부진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 대비 14.0% 줄어 10월(-5.7%)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대(對)중 수출 감소율은 10월 -15.7%에서 11월 25.5%로 늘었다.
수출 부진은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10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금리 인상으로 주요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악화됐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계절조정 기준 11월 75에서 12월 70으로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 전망은 12월 76으로 올해 들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소비 회복세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매출액 증가율은 1년 전 대비 10월 7.3%에서 11월 4.4%로 줄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6.5로 전월(88.8)에 이어 100을 하회했다. 지수가 100보다 아래이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10월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16.8% 늘고 건설기성은 8.3% 증가해 투자 부진이 일부 완화됐다. 향후 설비 투자 동향을 예고하는 국내 기계 수주는 5.7% 감소했으며 10월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1년 전 대비 13.5% 늘어나는 등 투자 선행지표는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