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시이 요시노리 일본 정보통신네트워크산업협회(CIAJ) 상무이사]
“일본은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라 디지털전환(DX) 과정에서 기업들에 재해대책이나 백업 능력 등 안전성 문제와 사고 발생 시 빠르게 비즈니스가 돌아가도록 요구하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외국 기업이) 이런 특징이나 요구를 이해하면 일본 진출이 용이해질 것입니다.”
이시이 요시노리 일본 정보통신네트워크산업협회(CIAJ) 상무이사는 지난달 30일 KOTRA가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코리아ICT엑스포 in 재팬' 현장에서 전자신문과 만나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시이 상무이사는 일본 비즈니스가 인프라 레벨에서 높은 수준의 품질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 곳이 고장 나도 전체로서는 고장 나지 않도록 하는 '이중대책(redundancy)'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비즈니스 과정에서 독특한 업무 프로세스로 외국기업이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시장은 잦은 자연재해에도 비즈니스가 끊어지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백업 능력을 갖추는 것이 특징이다”면서 “이는 일본 시장에서 외국 기업을 제한하는 특징은 아니지만 외국기업이 일본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품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DX 방향성에 대해 업무과정 전체적으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수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 업무 프로세스가 부문별로는 디지털화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효율은 개선 여지가 남아있어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시이 상무이사는 “일본 국내시장이 크다 보니 디지털 경쟁력이 국내에 국한된 경향이 있고 글로벌 기준에서는 지난 2020년 기준 27위에 불과하다”면서 “5세대(G) 통신과 같은 기술적인 요건은 갖추고 있지만 업무와 정보기술(IT) 스킬을 모두 갖춘 디지털 인재가 부족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도시와 지방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시이 상무이사는 DX 추진 과정에서 디지털 격차나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일본 특유의 공동체 의식인 '요코나라비'를 소개했다. 요코나라비는 옆으로 줄지어 차등을 두지 않고 동등하게 취급하는 일본 문화다. 디지털화는 인구절벽을 마주한 일본에서 생산성 향상과 인간이 마주하는 여러 어려움에 대처하는 수단일 뿐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요코나라비' 정신은 DX 추진 과정에서 누구 하나 배제하지 않고 함께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면서 “일본 비즈니스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도쿄(일본)=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