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방공망 교란하려 '가짜 핵 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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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고층 건물이 파괴된 모습.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우크라이나 국방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방공 시스템을 소진하려고 비폭발 탄두를 장착한 ‘가짜’ 핵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관리 니콜라 다닐리우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핵탄두 없이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흐멜니츠키에서 발견된 X-55 순항미사일(나토 명칭 AS-15)의 잔해를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이던 1980년대에 사전 조율을 거쳐 전략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 설계된 핵무기다. 오로지 핵탄두를 투발할 목적으로만 제작됐다는 것이 영국 국방부의 설명이다.

다닐리우크는 “잔해에서 정상 범위를 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핵탄두를 제거하고 대신 폭발성이 없는 물질을 탑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제작된 미사일이라고 하더라도 비행 때 축적된 운동에너지와 남은 연료 때문에 타격 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핵탄두를 제거한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로 미사일 재고 부족과 우크라이나 방공망 소진 시도가 거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들은 최근 몇 주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간 시설을 계속 타격하면서 장거리 미사일 재고가 급감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무딘 발사체를 미끼로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6일 정보 브리핑에서 영국 국방부도 러시아의 의도를 비슷하게 추론하면서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미사일을 이렇게 임의로 사용한 데에서는 러시아 장거리 미사일 재고의 감소 수준이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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