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50여년 만에 달을 향한 복귀 첫걸음을 뗐다.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아르테미스 1호 발사가 성공하면서 우주 영역 확장에 초석을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장에서 유인 캡슐 '오리온' 등을 탑재한 아르테미스 1호가 발사됐다.
아르테미스 1호는 발사 직후 엔진 부스터 2개를 성공적으로 분리한 뒤 발사 7분여 후 엔진 등 모든 부분 정상 가동과 함께 궤도에 진입했다.
달전이궤도에 오른 오리온은 앞으로 자동항법장치를 이용해 오는 21일 달에 약 100㎞까지 접근, 원거리역행궤도(DRO) 비행을 마친 뒤 내달 11일 지구로 복귀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미국이 1969년 추진했던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반세기 만에 추진되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이번 발사는 프로젝트 1단계 수행을 위한 것으로, 초대형 발사체 SLS와 발사체 상단부에 실린 유인 캡슐 오리온 성능 검증을 목표로 한다.
이번 1단계에서는 오리온에 우주인이 탑승했을 경우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 인체 조직과 같은 물질로 구성한 뼈, 장기 등을 마네킹에 채워 넣은 뒤 방사선 수준 측정을 위한 특수 슈트를 착용시켜 탑승시켰다. 또 다른 마네킹을 통해선 방사선 노출을 낮추기 위해 특수 설계된 조끼 장비도 검증한다.
NASA는 이번 1단계 프로젝트 종료 이후 2024년을 목표로 실제 우주인 4명을 태워 아르테미스 2호를 발사, 추가적인 임무 수행 가능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문제가 없다면 2025년 인류 역사상 두 번째 유인 달 착륙 탐사를 위한 아르테미스 3호가 발사된다. 이를 위해 미국을 비롯 21개국이 '아르테미스 약정'에 참여 중이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10번째로 약정 참여국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아르테미스 1호 발사 성공을 단순히 50여년 만에 달 유인 탐사를 재개했다는 것에만 의미를 두어선 안 된다”며 “달 탐사를 넘어, 이를 통한 달 기지 건설 등 향후 우주 영토 확장이라는 거대 목표를 향한 '대항해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아르테미스 협정국에 우리나라가 참여했다는 점에만 안주해선 안된다”며 “우주를 배경으로 한 대항해시대 개막과 함께 국제 우주 질서 재편 분위기 속에서 실제 우리나라가 대형 국제 우주 프로젝트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경각심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