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항공우주방산기업인 에어버스 연구개발(R&D)센터 유치에 나선다. 유치에 성공하면 한국 핵심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하고 정부와 공동 R&D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는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이클 쉴호른 에어버스 D&S 최고경영자(CEO) 일행을 만나 에어버스 R&D센터를 국내에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에어버스 그룹은 서유럽과 미국을 제외하면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에어버스 D&S는 유럽 다국적 항공우주방산기업인 에어버스 그룹 계열사다. 에어버스 그룹은 민항기 분야를 담당하는 에어버스, 항공우주방위산업을 담당하는 에어버스 D&S, 헬기를 담당하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로 구성된다.
이 장관은 에어버스 R&D센터가 설립돼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소프트웨어 등 첨단 정보통신(IT), 대량생산 분야 핵심 인력과 연구 인프라를 활용하면 상호협력 수준이 고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수리온(KUH), 소형민수·무장헬기(LCH·LAH) 등 기존 항공 분야 협력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항공 분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는 쉴호른 CEO가 제안한 서유럽으로 한국산 완제기 수출 전략 추진안에 대해 검토에 나선다. 미국과 서유럽 중심으로 움직이는 항공 시장에서 FA-50 폴란드 수출을 넘어 서유럽을 교두보로 미국과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국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에어버스 측에 국내 협력기업을 국제공동개발(RSP) 과정에서 부분 단품 위주로 이뤄지는 납품을 날개, 동체 등 모듈 이상 수준으로 공급하는 협력업체로 격상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내기업이 초기부터 구체적인 RSP 품목에 협력하게 되면 정부가 R&D투자를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항공산업은 초기 설계부터 개발, 양산에 이르기까지 핵심 협력업체와 파트너로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에어버스는 한국 중소·중견기업으로부터 납품받는 규모를 매년 7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한국 항공우주청 설립 추진에 참고할 수 있는 유럽우주국(ESA)와의 협력사례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에어버스가 투자에 나서면 (법인세 인하,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외국인근로자 단일세율 적용기간 제한 삭제 등) 과감한 세제지원과 규제혁신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 투자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