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시아 부품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반도체' 조달을 확대한다.
16일 블룸버그통신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독일에서 현지 엔지니어·유통 관련 직원들이 참석한 사내 모임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쿡 CEO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를 공급받기로 했다”면서 “해당 공장은 2024년 또는 더 이른 시점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계획이 더욱 분명해짐에 따라 유럽에서도 반도체를 공급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쿡 CEO가 언급한 애리조나 공장을 현재 대만 TSMC가 현지에 구축하고 있는 생산 거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봤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의 완공 예정 시점은 2024년이다. TSMC는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두 번째 공장을 짓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외신은 쿡 CEO 발언이 애플의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했다. 중국, 대만 등 아시아에 핵심 부품 조달과 완제품 생산을 과도하게 맡겼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프로세서 반도체를 설계해서 TSMC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 등은 그동안 중국-대만 갈등 상황 등을 고려하면 애플의 공급망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쿡 CEO는 모임에서 “세계 각국에 공급되는 프로세서 반도체 공급량 가운데 60%가 대만에서 나온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를 공급받는 것이 그동안 아시아에 의존한 반도체 생산량 일부를 미국으로 가져오게 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