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GS에너지, 500억 투자해 전기차 충전 '차지비'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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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 GS그룹 회장(왼쪽)과 허용수 GS에너지 대표. [사진= GS그룹 제공]

GS그룹이 전기차 충전서비스업체 차지비를 인수한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의 에너지사업 지주사인 GS에너지는 차지비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하는 지분은 화인파트너스가 차지에이를 통해 보유한 차지비 지분 50% 이상이다. 매수금액은 500억원 안팎으로, 회사 가치를 1000억원 규모로 평가했다. 충전 서비스 업계 최고 수준의 인수액이다.

GS에너지는 국내 최대 충전 사업자로 올라섰다. 계열사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 업체 GS커넥트(약 1만4000기)와 차지비가 운영하는 충전기(약 1만2000기)를 합산하면 3만기에 육박한다. 업계 1위인 파워큐브(약 2만기)를 크게 앞선다. 특히 GS커넥트가 2024년까지 충전기를 5만기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 파워큐브와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는 GS에너지가 전기차 충전 시장 성장성에 주목한 결과로 해석된다. 늘어나는 전기차 규모에 맞춰 충전 인프라와 플랫폼 중요성이 커졌다. 충전기 제조 및 서비스 사업에 SK, LG, 한화, LS, 롯데, GS, 현대차 등 그룹사들이 잇따라 뛰어든 배경이다.

GS에너지는 계열사 시너지로 시장 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다. GS칼텍스가 전국에 보유한 주유소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등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충전과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을 결합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 플러스허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 이후에도 계열사와 협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GS커넥트와 GS칼텍스의 충전 로밍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다만 인수가격에 대해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성 등을 감안해도 시장을 왜곡할 수준으로 높다는 것이다. 제안서를 받은 SK에너지,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검토 끝에 '고가 인수'를 이유로 내세워서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지비 최대 주주는 2020년 KT로부터 완속 충전기 5800여개의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15억원을 지불했다. 2년 만에 50배 안팎의 이익을 붙여 되판 셈이다. 더욱이 충전기 등 설비는 국가 보조금을 지원받아 설치됐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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