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쏘카, 차량 센서로 흡연자 찾아낸다

비대면 서비스는 이용 편의성을 높였지만 반대로 도덕적 해이 문제점도 안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이뤄지는 차량공유(카셰어링) 서비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용자가 차량 내에서 흡연해도 직후 이용자가 신고하지 않는다면 운영사가 이를 잡아내기 쉽지 않다. 개인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실내 카메라와 블랙박스 음성녹음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운전자가 없는 무인택시, 무인셔틀 등이 상용화될 경우에도 동일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국내 카셰어링 1위 사업자 쏘카는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달 중 흡연 감지 센서를 시범 도입한다. 기존 차량관제시스템(FMS)에 흡연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추가 연동해 실내 공기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내부 테스트 결과 일반 담배뿐 아니라 궐련형 담배까지 잡아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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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엔지니어들이 차량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가 자사 서비스에 정상적으로 반영되는지 테스트하고 있다.

쏘카는 흡연 여부를 감지하면 쏘카 앱 푸시 알림 등으로 이용자에게 알리고 패널티도 부여할 방침이다. 구체적 패널티 수준은 내부 검토 중에 있다. 반복적으로 흡연하는 이용자의 경우 영구 이용 정지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쏘카는 기존에는 1만원 패널티 요금과 10만~20만원 실내 세차 비용을 부과했고, 3회 이상 적발될 경우에는 회원자격 재심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흡연 행위를 못하도록 막을 경우에 비용 절감 효과가 더 높다고 판단했다. 흡연 센서를 도입하면 차량 운영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쏘카 이용자가 전 이용자 흡연으로 인해 차량 이용을 거부하면 회사는 탁송비를 들여 대차를 보내야 한다. 또 흡연 차량의 실내 세차 비용과 세차로 인해 운영하지 못한 시간에 따른 손실이 발생한다.

카셰어링 서비스에서의 흡연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 보쉬도 카셰어링 업체를 위한 솔루션을 출시하면서 차량 충격 감지뿐 아니라 흡연 감지 기능을 포함했다.

쏘카는 흡연 감지 기능뿐 아니라 차량에 탑재한 여러 센서 수집한 데이터와 이용자가 보내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운영 효율화를 이뤘다. 클라우드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딥러닝을 통해 차량 점검 시기, 세차 시기를 예측해 선제 대응한다. 계절적으로 카셰어링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으로 차량을 미리 배치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이용자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차등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쏘카 이용 내역을 기반으로 20대의 신용점수를 산출하는 평가 모델도 은행권과 협업해 개발하고 있다.

쏘카가 보유한 차량은 약 1만8000대다. 매달 약 350대 차량이 새 차량으로 교체된다. 10여일에 걸쳐 틴팅작업, 블랙박스 및 FMS 단말 설치 작업을 거쳐 카셰어링 전용 차량으로 태어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