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드라마, 웹툰 다음은 에듀테크

Photo Image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도서전을 다녀왔다. 세계 최대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에서 열리는 도서전과 비교하면 10배 규모다. 평일 이른 오전부터 도서전 내부는 출판 관련 비즈니스 상담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선 한국 출판·웹툰·에듀테크 관련 3개 공동전시관이 마련돼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기생충'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 등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한국에 쏠린 관심이 전반적으로 크게 올라간 덕분이다.

독일 현지 한국인들은 최근과 같은 한국에 대한 호감이나 관심도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지 상점 계산대 직원들도 기자에게 한국어로 반갑다며 말을 걸기도 했다. “한국 드라마로 한국어를 배웠어요”라고 한국어로 이야기를 건네는 중년의 독일 여성에게서 한층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느꼈다.

그 나라 문화를 호감으로 시작해서 언어를 배우고 그 나라 교육 시스템으로 문화를 익히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해외에서 한국에 건너와 공부하고 싶어 하는 10대, 20대가 늘어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 교육산업, 에듀테크에도 기회가 될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자주 방문한 기업 관계자도 “드라마와 웹툰 다음 주자는 에듀테크”라는 분위기를 전했다.

Photo Image

세계 각국에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비대면 교육, 스마트러닝의 필요성을 깨닫고 이를 위한 에듀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올해 초 방문한 세계 최대 에듀테크 박람회인 영국교육기술박람회(BETT SHOW 2022)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영국 교육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학교·대학·가정에서 좋은 교육 도구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역설했다. 교육기업도 학원 프랜차이즈나 단순 콘텐츠 수출이 아니라 IP 및 기술 협업 등 다양한 방안으로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체능, 산업기술 등 한국에 요구하는 교육 콘텐츠와 기술도 다채롭다. 한국이 주도해서 만든 아시아 에듀테크 기업 간 커뮤니티인 '아시아에듀테크서밋'(AES) 출범도 이러한 노력의 하나다.

한국의 교육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앞선 수준은 이미 세계적으로 증명됐다. 높은 교육열과 이러닝, 스마트러닝, 온·오프라인 학원 시스템, 뛰어난 인재 등 교육 분야에서 한국 자원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쉬운 것은 그동안 입시 위주 교육과 '사교육'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를 수출 산업으로 제대로 육성하거나 생태계를 조성하지 못한 것이다. 기업이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는 데는 기업을 포함해 기관,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교육이나 문화와 같은 분야는 글로벌 생태계 경쟁이다. 누가 더 에코시스템을 잘 조직했는지가 성공의 열쇠다. 에듀테크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장기적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