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재난안전사고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부각된 인파 관리와 긴급구조 시스템이 우선 대상이다. 최근 잇따른 산업안전사고와 재난안전사고도 별도로 점검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재난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각종 재난 안전사고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고, 구조적 문제점을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재난 대응의 기본은 선제적 대비와 피해 최소화다. 무엇보다 위험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행 안전진단처럼 특정 시설이나 대상뿐만 아니라 위험을 초래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재난 대응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사와 같은 인파 사고를 막기 위해선 △차로 접근 차단 △인파 점유·통행 공간 확장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하철, 쇼핑몰, 경기장, 공연장, 도로 등 인파 운집 장소와 형태에 따른 '맞춤형' 안전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아무리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완벽한 매뉴얼을 준비했다 하더라도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신속하게 전달·공유되지 않는다면 적기에 필요한 조치가 실행될 수 없고, 이러한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참사에서 경찰 지휘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더 키웠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 불교계가 마련한 '위령법회'에 이어 공개석상에서 또 한번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 말로 다할 수 없는 비극을 마주한 유가족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는 국민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사과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이 '책임지고 챙기겠다'며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 책임자 처벌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사고수습과 철저한 진상규명, 안전관리체계의 전반적인 혁신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제가 책임지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산업안전사고와 재난안전사고와 관련해서도 “그 중요성을 감안해 다른 기회에 이러한 점검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