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이 3분기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사업 전략을 수익 중심으로 전환한 결과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명품·뷰티 특화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장보기 기능은 오카도 솔루션을 접목한 신규 플랫폼에 맡겨 온라인 판매 채널 이원화 전략을 펼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 e커머스사업부의 3분기 영업손실은 3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85억원 줄었다. 롯데온 손실 규모가 줄어든 것은 e커머스사업부 실적을 따로 떼어내 공개한 2021년 이후 처음이다. 6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폭 증가 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지난해 8월 진행한 거버넌스 통합 영향이 해소된 첫 성적표다. 상품 매출과 이익을 각 사업부로 계상하고 비용은 e커머스가 떠안는 인위적 거버넌스 조정에도 적자를 줄인 것은 고무적이다. 이는 올해부터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수익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덕분이다.
롯데온은 비용이 많이 드는 새벽배송 사업에서 철수하고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배송 차량을 줄이며 물류 효율화를 꾀했다. 적자 규모가 큰 온라인 장보기 사업의 체질 개선 일환이다. 덕분에 판매관리비가 15.1% 줄었다. 거래액(GMV)과 매출액이 각각 0.2%, 4.2% 소폭 성장에 그쳤음에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이유다.
오픈마켓(3P) 강화도 주효했다. 3분기 롯데온 오픈마켓 매출은 1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억원 늘었다. 오픈마켓은 판매수수료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수익 개선에 유리하다. 알짜사업인 모바일 상품권을 가져오고 관계사 홈페이지 운영 등 전문사업을 강화한 것도 보탬이 됐다.
롯데온은 오픈마켓과 더불어 명품·패션·뷰티 등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으로 도약을 꾀한다. 명품·뷰티 전문관인 온앤더럭셔리와 온앤더뷰티를 전면에 내세우고 개인화 추천 영역을 확대했다. 마트·슈퍼를 통해 진행했던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 권역은 점진 축소한다. 해당 영역은 오카도와 협업해 효율성을 높인 새로운 플랫폼에 맡긴다.
롯데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접목한 신규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OSP는 수요 예측부터 주문, 배송 및 배차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식품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비용도 효율화한다.
롯데는 수도권과 부산을 시작으로 OSP 솔루션이 도입된 자동화물류센터(CFC)를 6개까지 점진적으로 늘린다. CFC 구축이 완료되면 전용 플랫폼과 연동해 온라인 장보기 사업을 고도화한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의 구매 이력 및 성향에 기반해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하며 그로서리에 특화한 별도 플랫폼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표>롯데온 실적 현황(자료=롯데쇼핑 IR, 단위: 억원)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