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혁신 이노비즈]도은의 글로벌 성공 노하우

Photo Image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이노비즈현회 제공)

우리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안경이나 스마트폰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가 코팅재료이다. 안경렌즈와 카메라, 스마트폰 강화유리에 사용되는 코팅재료, 플라스틱 표면처리용 진공증착 코팅재료 등을 생산 공급하는 도은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각광 받는 전문기업이다. 여느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도은은 수입에 의존하는 진공증착 코팅소재 등을 국산화해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다.

디지털기기의 보급 확대로 그 활용도가 높아진 코팅재료는 생산과 품질 관리에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도은이 본격 진출하기 전에는 독일 머크, 일본 옵트론 등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선점해 왔으나, 1998년 정부인가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진공증착 원료 및 하드코팅 원재료를 자체 개발, 생산함으로써 외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 시장규모가 작은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동남아, 미주 지역 등에 적극 진출한 결과, 도은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중소기업의 글로벌화가 화두로 대두되는 현 시점에서 도은의 글로벌화 전략은 많은 중소기업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도은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취득해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2006년 태국 방콕과 미국 뉴욕에 영업 사무실을 오픈해 안경 및 광학 분야 거대시장인 동남아지역과 미주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았다. 2015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공장을 설립해 휴대폰 생산거점 지역에 대한 진출을 강화했다.

도은의 글로벌 전략은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그 원천은 중앙연구소 활동과 관련돼 있다. 2002년 개소한 중앙연구소는 광학장비, 디지털기기 등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능성 코팅액, 플라스틱과 금속의 표면보호 코팅액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결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도은의 미래를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미래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브랜드 구축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도은이 입증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가격경쟁을 하는 순간 '죽음의 원가 가설'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벗어나는 방법은 품질에 기반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도은의 성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철저한 품질 관리, 독자적인 기술력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sejong40@innobiz.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