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가 '바다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아케이드 게임에 '전체이용가' 등급을 부여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두 차례에 걸친 등급분류 거부와 수정 사항 반영으로 요건은 충족했지만 게임물 등급에 대한 대중적 인식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게임위의 심사 기준과 신뢰도에 이용자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아케이드 게임 등급분류까지 도마 위에 오름에 따라 사행성 변질과 관련한 철저한 사후관리가 요구된다.
2일 게임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게임위는 지난달 국내업체가 개발한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에 전체이용가 등급을 매겼다. 자체등급분류가 적용되는 일반 게임과 달리 아케이드 게임은 반드시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는 '전체이용가' 혹은 '청소년이용불가' 두 가지로 나뉜다.
바다신2 그래픽과 디자인은 불법 게임 대명사로 불리는 '바다이야기'와 매우 흡사하다. 다만 이용자가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 점수를 얻는다는 점에서 사행 요소를 제거, 등급 거부 사유를 해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게임위는 우려를 자아내는 외견과 달리 법과 시행령에 따라 규정된 심사 기준에서는 사행성과 선정성 요소가 없는 것으로 판단, 전체이용가 등급을 매겼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 차례 등급분류가 거부되고, 운영정보표시장치(OIDD) 탑재 및 수정 요구사항을 모두 반영해 재신청이 이뤄진 만큼 절차상 등급분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명에도 게이머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임위가 최근 일부 서브컬처 게임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등급 상향 권고를 했으면서, 바다이야기 유사 게임을 전체이용가로 통과시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관건은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한 이용자 신뢰 회복이다. 절차적 요건은 맞췄다 하더라도 사행성 변질(개변조) 우려가 큰 점을 감안, 제공 업소 등을 지속 모니터링해야 한다. 무조건 규제보다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되 법 위반이 확인될 시 고강도 제재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품에 대한 현금 보상이 현장에서 적발되면 형사처벌, 사행성 요소 추가 등 게임 개변조가 확인될 시 등급분류는 즉시 취소된다.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는 법과 시행령, 법에서 위임받은 게임위 등급분류 규정에 따라 이뤄진다”면서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이용자 우려가 큰 만큼 현장 조사관 파견과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등급분류에 맞게 적절히 서비스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