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美 IRA 호재로…韓 배터리 3사, 완성차와 합작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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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조립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에 중국산 핵심 부품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총 200조원에 이르는 전기차 배터리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기업과 미국 현지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스텔란티스 외 혼다 자동차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신설 계획을 밝혔다. 10조원 수주 성과를 추가 확보했다. 현대자동차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국내외 완성차업체가 중국 대신 한국 배터리업체와 합작을 서두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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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미국 자동차 기업과 합작 물꼬

중국 다수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접근을 제한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통과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애리조나주에 각각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GM과 현대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미국 현지에 추가 합작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기 위해 세 번째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2025년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SK온과 삼성SDI도 해외 완성차 기업과 미국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온은 조지아주에 1·2공장뿐 아니라 포드와 테네시, 켄터키주에 합작 공장을 건설한다. 삼성SDl도 스텔란티스와 미국 합작 공장 건설을 확정했다. 삼성SDl는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에 첫번째 합작공장을 세우고 미국 시장 진출한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l, SK온과 손잡고 미국 lRA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K-배터리, 미국 외 신규 고객사까지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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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과 미베 토시히로 최고경영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미국 첫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 협약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능력 180기가와트시(GWh)를 보유한 세계 2위 배터리 기업이다. 테슬라, GM, 포드 등 미국 3대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면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로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중국 CATL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혼다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혼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오하이오주에 5조1000억원을 투자해 40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뿐 아니라 다른 일본 완성차 메이커와 협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하이브리드(HEV) 자동차 외 닛산, 토요타 등도 전기차 공급을 제안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강점인 전기차 배터리 성능, 원재료 공급망, 적기 납기 등을 높이 평가했다.

다른 완성차업체도 국내 기업과 손잡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추세다. 현대차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합작 지분율이 마무리 되면 미국 합작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재료업체도 수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l는 국내 양극재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소재다. 이 소재는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재료다. 중국 소재 기업이 양극재 중간재인 전구체부터 완제품인 양극재까지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로부터 고성능 하이니켈 양극재를 구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면 이들 회사의 양극재를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주요 소재로 대주전자재료,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엔켐의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소재가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배터리 성능을 올리기 위해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적절히 혼합해 사용해야 한다. 이밖에도 한솔케미칼,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 코본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l, SK온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에 분리막, 도전재, 탄소나노튜브 주요 소재를 공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l, SK온이 해당 소재 검증을 완료하면 이들 협력사의 소재를 더욱 많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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