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흘 연속 '이태원 핼러윈 참사' 조문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2일 오전 서울시청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용현 경호처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이 함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 타이 차림으로 흰 장갑을 끼고 국화꽃을 헌화한 뒤 묵념했다. 이어 희생자 사진과 편지 등을 읽어본 뒤 퇴장했다. 방명록은 작성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분향소가 마련된 첫날인 지난달 31일 서울광장, 1일에는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서울과 경기지역 장례식장을 찾아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 뒤 계속되는 조문 행보다.
대통령 취임 후 지속하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도 잠정 중단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누구보다 도어스테핑에 진정성을 갖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것을 중단하면서까지 국민 아픔을 함께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국민 생명과 재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말을 강조해왔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것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경찰이 사고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 참사 조짐을 감지할 수 있는 112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고 격노했다. 지난 1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사과한 것도 윤 대통령의 강한 질책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장관과 윤 청장에 대한 경질설도 여권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2 신고 내역이 공개되면서 156명 사망이 오롯이 정부 책임인 것으로 됐다. 누군가는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대로 한 점 의혹 없이 누구 책임인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