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스·원익피앤이 합병 시너지
2025년 '수주잔액 1조원' 목표
美·유럽 생산공장 건설 고려
해외 수요 대응…생산 능력↑
원익그룹의 이차전지 장비 통합법인이 다음 달 공식 출범한다. 합병법인 사명은 원익피앤이를 사용한다. 원익피앤이는 배터리 조립, 화성 장비 중심으로 2025년 수주잔액을 1조원 규모로 정하고 세계 1위 배터리 제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기채 엔에스 대표는 “엔에스와 원익피앤이의 합병 시너지를 고려해서 사업 합병을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양사의 2023년 실적 기준 매출액은 3500억원으로 예상된다. 2024년 매출 목표는 5000억원이다.
원익은 지난해 조립·화성 장비 업체 엔에스와 원익피앤이(옛 피앤이솔루션)를 전격 인수했다. 엔에스, 피앤이는 국내 대표 배터리 제조 회사로 성장했다. 합병은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차전지 시장 확대에 따라 배터리 제조 장비 대표 기업으로의 대외 위상을 강화하고 조립·화성 장비를 모두 납품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익피앤이는 해외 배터리 수요에 대응, 글로벌 생산능력도 강화한다. 현재 경기 수원과 충북 청주시 오창 등 7개 제조 거점에서 연간 16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장비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160GWh는 전기차 220만대 배터리 생산분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l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원익피앤이는 미국과 유럽에 장비 생산 공장 건설도 고려하고 있다. 기존 고객 밀착 대응을 위한 사후관리(AS)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원익피앤이는 2025년 이차전지 본격 성장에 대응, 수주잔액 1조원을 목표로 한다.
<인터뷰> 이기채 엔에스 대표
이기채 엔에스 대표는 “원익그룹 이차전지 장비 합병법인 원익피앤이를 세계 톱5 배터리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삼성SDI에서 배터리 기술팀장, 제조센터장을 역임했다. 배터리 장비업계에서 배터리 개발 전문가는 많지 않다. 원익피앤이의 대표 제품은 사이클러다. 사이클러는 배터리 연구개발(R&D) 과정에서 수명과 성능을 평가한다. 완성차 제조사 등 국내외 300개 업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엔에스와 피앤이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배터리 장비 최대 업체”라면서 “이번 합병을 계기로 기술, 인력 등 미래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합병을 앞둔 원익피앤이와 엔에스는 20년 경력의 1세대 배터리 장비 업체로 꼽힌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l에 파우치형·각형·원통형 등 모든 형태의 폼팩터에 장비를 공급한다. 이 대표는 “조립·화성 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간 집약적 설비, 장비 고속화, 고효율화 등으로 기술 차별화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익피앤이·엔에스는 최근 모나일렉트릭 및 피아이이와 각각 협업해서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품질 분석, 수율 향상을 위한 디지털 지능화 설비 솔루션을 마련했다. 성일하이텍과의 협력을 통한 배터리 재활용 장비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또 솔루엠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분야에서 합심, 고효율 충전인프라 개발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