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진 '북 접촉 없었다' 보고받아
문제 파악되면 수사 요청할 예정
TBS 지원 중단 '유보적 입장' 밝혀
'5선 도전' 질문엔 "용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 북한 암호화폐 연루 의혹에 대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치 편향으로 논란을 빚은 교통방송(TBS)에 대해서는 자정노력에 기대감을 표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장 5선 도전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2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국정감사를 열고 박 전 시장 시절부터 현재 오 시장까지 진행 중인 시정 전반을 점검했다. 국민의힘은 박 전 시장 시설 추진됐던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오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약자 동행' 관련 복지 사업 및 지역균형발전 관련 서울시 노력을 따져 묻는 데 집중했다.
박 전 시장 시절 서울시의 북한 이더리움 센터 지원 의혹은 첫 질의에서 나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 전 서울시장이 북한 이더리움 연구소 마련에 관심이 있었다는 의혹을 언급한 뒤 이와 관련 당시 서울시에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따져 물었다. 이와 함께 박 전 시장 시절 서울시의 남북협력기금이 15배가 증가했던 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관련 논란은 지난주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이메일 내용 중 '한국의 서울시장(당시 박원순)과 성남시장(당시 이재명)이 북한의 암호화폐 거래 연결망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등장한 것이 배경이다. 조 의원은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UN 제재를 받는 북한을 지원한 것으로 이적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서울시 역시 최근까지 모르다가 법사위 국감을 통해 알게 된 것으로, 현재까진 전임 시장 시절 서울시가 어디까지 연루됐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실무부서 차원에선 대북 코인사업 관련 접촉한 사실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향후 상황을 파악해 문제가 있다면 수사를 요청할 것”이라며 계속해서 관심을 두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된 TBS 지원 중단 및 폐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임호선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의회가 TBS 설립운영 폐지 조례안을 발의한 것과 관련 오 시장의 소신을 물었다. 오 시장은 이에 “시의회가 폐지 조례안을 냈지만,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시의회와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앞서 오 시장이 TBS 관련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교육방송 전환 등을 언급한 것과 비교할 때 유연한 자세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관련 배경으로 최근 TBS 노조가 자체적인 투표를 통해 현 사장의 정치 편향성에 성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을 꼽았다. TBS의 정치적 편향성이 분명하고, 특정 정당과 특정 계파를 지지하는 인물이 대표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영언론으로서 자정능력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자체 차원에서 서울시 이기주의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다수 기업과 기관이 몰려있는 서울시가 사회적 인프라는 물론 국가 예산에서도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국가균형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 서구갑이 지역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계속 늘어나는 서울시 쓰레기 문제를 들며 서울시가 자체 대체매립지를 찾을 것을 촉구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은행 부산이전 관련 오 시장과 집안 싸움의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오 시장의) 서울 아시아 금융중심지 공약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안 좋다. 윤석열 대통령 핵심 공약인 산업은행 부산이전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서울이 국가균형발전 대의를 막아선다고 불만을 표했다. 장 의원의 지역구는 부산 사상구다.
이에 오 시장은 “산업은행 기능 자체를 놓고 보면 함께 협업해야 하는 기업 대부분이 서울에 있기 때문에 본사를 옮기다 해도 기능의 절반은 서울에 남을 것으로 본다”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이날 장 의원은 오 시장에게 서울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5선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 지 물었고, 이에 오 시장은 “5선에 도전할 용의가 있다”고 짧게 답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