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지방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인구절벽과 수도권 과밀화 등으로 초래된 지방소멸에 따른 대응 방법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뜻깊은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회장 이우일) 광주전남지역연합회(회장 최용국)는 7일 전남대 본부동 3층 대회의실에서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상임대표 한은미) 호남권(공동대표 김대익·나숙현)·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 지역혁신사회본부(본부장 나주몽)와 공동으로 '지방소멸대응, 지역과학기술진흥과 교육혁신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최용국 한국과총 광주전남지역연합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저출산과 수도권 집중으로 우리나라 시·군·구 절반에 해당하는 106곳이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방대학은 신입생 미달 사태가 속출해 '벚꽃이 피는 순서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역 기업은 인재를 구하지 못해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지역에서 배출된 인력은 갈 곳을 구하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이러한 악순환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해법을 찾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 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민영돈 조선대학교 총장, 윤의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총장, 정성택 전남대학교 총장도 참석해 포럼 개최 축하 인사말을 했다.
한은미 과실연 상임대표는 “정부의 다양한 지역 정책추진에도 불구하고 인구·경제력, 생활 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수도권 과밀화로 인한 지방소멸을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이면서도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일 한국과총 회장은 환영사 영상을 통해 “지방소멸 위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은 한계가 있어 결국 지자체가 주도하고 과학기술 분야가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포럼에서 지방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해 자생적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해법을 도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구갑)도 “수도권에 편중된 인프라와 경제구조로 더욱 가속화되는 지방소멸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할 과제”라며 “일자리와 산업생태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과학기술 역량을 육성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날 특별 연사로 참석한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반도체 클러스터 확대 방안과 산학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열린 주제발표에서 김무환 포항공과대학교 총장은 '기회가 노크하지 않는다면, 문을 만들어라'를 통해 2차 세계대전후 적극적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한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인재와 기술력의 확보·100년을 내다보는 경영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 마저도 고개를 숙이게 한 일본 화낙(FANUC)의 사례를 소개했다.
김 총장은 “세계적인 경쟁력은 인재, 기술, 자금인데 광주·전남은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지방 특색에 맞는 문, 즉 융합분야를 스스로 설정해 지역 특성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 연구소, 기업이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승현 전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은 '교육에서 시작하는 지역의 대전환'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의 수도권 중심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국가경쟁력 저하를 초래한다”며 “지역혁신 클러스터(거버넌스)를 구성해 지역의 전문인력 확보→기업육성→일자리 창출→신산업 생태계 조성의 선순환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총장은 “지식경제시대에 지식과 정보의 격차는 소득과 부의 격차로 이어지는 데 이는 교육으로 해소할 수 있다”면서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대학과 교수의 적정 규모와 기능 전환에 관해 고민하고 대학과 지역이 공생하는 실천방향을 모색하고 대학교육에 기업과 지역사회가 폭넓게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양원 호남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패널로는 변순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본부장, 오병기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운섭 광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서동석 전남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팀장, 권민기 조선대 산학협력단 부단장, 이준승 전남대 기획조정처 부처장 등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지역대학이 더욱 개방성을 확대하고 지자체-혁신기관-기업과 연대를 강화하고 리딩하는 모델로 지역소멸로 예상되는 다양한 사획적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지역 혁신주체인 대학, 연구소, 기업 등이 함께 클러스터를 형성해 지역 현안을 함께 풀어갈 필요가 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역 대학마다 획일화된 비전 제시 보다는 대학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분야에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