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한국과 대만 對中 무역수지, '반도체' 수출서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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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한국 중국 반도체 수입시장 점유율. <자료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이 대중국 무역수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대만의 대중 무역 흑자 기조 배경에 시스템 반도체 위주 수출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도 시스템반도체, 소재·장비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과 대만의 대중 무역구조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 대중 무역수지 적자 원인으로 디스플레이, 석유제품,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수출이 부진하면서 리튬이온배터리 및 원료, 액정표시장치(LCD)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사실을 꼽았다.

지난 8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 중국 반도체 장비의 자급률이 상승하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지생산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및 장비 수출이 줄어들었다.

반면 대만은 중국의 봉쇄조치와 양안관계 악화에도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중국이 대만에 대한 보복조치로 각종 경제제재 및 군사적 위협을 가했지만 대만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21.8% 증가했다.

보고서는 대만이 대중국 무역 수지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대만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파운드리 기술력, 위탁수요 증가 △시스템반도체 위주 대중국 수출을 꼽았다.

대만은 미국의 수출통제로 인한 중국의 반도체 공급부족 상황을 수출 증대 기회로 활용했다. 미국의 수출규제로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조달이 대만에 집중됐다. 메모리 반도체 위주인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주요 수요기업인 중국 화웨이의 구매 중단 등으로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대만 반도체 산업은 생산 전 범위에 걸쳐 튼튼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미·중간 패권다툼 속에서 수출과 무역수지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안보 측면에서도 국익을 지키는 전략적 무기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메모리반도체 강점을 살리면서도 시스템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경쟁력을 높여가는 등 균형 잡힌 반도체 산업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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