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0주년 특별기획] 대한민국 대전환 'GREAT 프로젝트'로 달성하자

#한국공학한림원은 4차 산업혁명·기후위기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대한민국이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미션지향적 혁신체계 '초대형(GREAT) 프로젝트'가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담대한 전환을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공학한림원은 도전성·구체성·차별성이 뛰어난 △디지털 트윈 △분산인공지능 △6세대(G) 메타넷 △시스템 반도체 △에너지넷 △도심항공교통(UAM) △자율 발렛파킹(AVPS) △웰에이징 헬스케어 △디지털 안전진단 등 총 9개 GREAT 프로젝트를 최종 선정했다. 담대한 목표 달성을 위한 도전성 향상과 효과적으로 국가적 난제, 미래산업 육성 등 경제사회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적 혁신성 향상을 지향한다. 민간 주도로 연구·시장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독창성을 향상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6계층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각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해 모든 상황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것을 주문했다. △기술계층(기술개발·확보전략) △플랫폼계층(플랫폼·인력·인프라 구축) △제품·서비스계층(사업화 전략) △시장·산업계층(생태계 육성전략) △정책계층(정책지원·개선) △거버넌스계층(혁신추진체계) 등 6개 계층을 연계·통합한다. 즉, 제품 상용화·서비스화까지 통합 혁신 지원체계를 구축해 산업생태계 계층 간 불수용성을 제거하고, 산업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해 불가능성을 선제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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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계층 프레임워크…①기술계층(기술개발·확보전략)

'기술계층'은 6계층 프레임워크의 첫 번째(최하위) 단계로 미래 도전적인 혁신기술·부품을 개발·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개발(R&D) 전략으로 초격차 기술 확보가 가능하며 기존 산업영역과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지도 파악해야만 한다.

국가 R&D에 참여하는 민관 전문가들은 GREAT 프로젝트를 프레임워크에 적용함에 앞서 엄선된 미래도전 기술과 시장 현황·전망은 어떠한지, 기술 획득으로 일어날 기대효과는 무엇인지, 해당 기술이 적절히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뼈아픈 지점은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해야한다. 6계층은 상위계층은 하위계층을 기반으로 형성되고 하위계층은 상위계층으로부터 목표·역할을 위임받는 만큼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GREAT 프로젝트는 미션지향형이라는 특징이 있다. 기술계층에서는 미래도전 기술이 달성하고자 하는 미션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확보한다. 기술과 부품이 확보되지 않으면 산업구조 전환이라는 프로젝트 본연 목적에 닿기 위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각 GREAT 프로젝트와 관련한 혁신기술을 개발하고,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원천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또 고도산업 진출을 위한 첨단혁신소재부품, 친환경·고효율 대체재를 개발하는 한편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전반에 걸친 안전성, 안정성,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근·원거리 동시 지원 무선충전기술을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 스카이칩스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으로 무선 전력전송 기술을 개발하는 반도체 팹리스는 많지만 뉴로모픽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것은 스카이칩스가 최초다. 2019년 창업 때부터 AI 기술을 활용, 무선 전력 전송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R&D에 집중 투자했다. 5.2㎓ 대역을 활용한 근거리 무선 전력 송수신칩을 개발한 후 원거리까지 제품 영역을 확대했다. 아날로그 회로와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앞선 기술 경쟁력에 AI 기술을 융합,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 주요했다.

◇6계층 프레임워크…②플랫폼계층(플랫폼·인력·인프라 구축)

'플랫폼계층'은 6계층 프레임워크 두 번째 단계로 기술개발을 위한 플랫폼·인력·인프라 현황을 파악하고, 반드시 필요한 공백영역을 발굴할 수 있는 지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플랫폼 계층에서는 기술 계층과 제품·서비스 계층 간 기술 기반이 갖춰져 있을 때 제품·서비스 개발·보급·성장을 쉽고 효율적으로 신속히 만들어낼 수 있다.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 생산 효율과 확장성을 극대화하는 생산공정기술인 셈이다.

기술계층에서 확보한 기술과 부품을 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면 전체 산업 생태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GREAT 프로젝트를 추진해 산업구조를 전환하기 위해서 플랫폼 계층은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열쇠로도 평가된다.

GREAT 프로젝트는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융합소재부품연구센터' 등이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신소재·신부품 융합 개발 연구센터나 상용화 지원을 위한 검·인증, 테스트베드 등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역 실증도시에서 보안·안전 관련 감시·점검·관리 체계도 구축하고, 특성화 대학을 선정해 설계·생산·연구·개발·서비스 전문인력을 조기 확보해야 한다.

공학한림원은 '에너지넷 프로젝트'와 관련해 커뮤니티 내 분산에너지 효과적 운용과 공급·수요 균형으로 에너지효율 40%를 향상하고 에너지자립 50% 이상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목표로 디지털 기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과 개발에 필요한 이슈들을 분석하고 계층별 수행 전략을 제시했다. 에너지넷 프로젝트의 경우 6계층 중 플랫폼·인프라 구축 계층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가장 선행해야 하는 영역으로 판단했다. 가치사슬별 선단형 기술개발이 가능한 제조혁신플랫폼과 에너지 저장 안전관리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6계층 프레임워크…③제품·서비스계층(사업화 전략)

제품·서비스계층은 6계층 프레임워크 중 세 번째 단계로 '기술개발 성과에 대해 시대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서비스화 구조 전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실제 사업화하기 위한 혁신방안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플랫폼 계층을 통해 결합된 것을 제품화하거나 새로운 사업모델로 구현하는 계층이다. 기술개발 성과를 미래시장 흐름에 어울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만들어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단계다. 모든 GREAT 프로젝트는 제품·서비스 계층에서 시장과 산업이 요구하는 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현재 민간 R&D 중 개발연구 비중이 70%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 R&D도 개발연구 비중이 높아 민간과 정부와의 역할 분담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사업화 역량이 부족하고 기술 수준은 정체됐다. 또 국가 R&D 사업을 통해 특허 건수는 늘어났지만, 시장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R&D 성과물이 양산되면서 제품·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수요기반의 우수기술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장 수요와 무관하게 개발이 완료된 이후 필요한 기업이 검색·재가공을 통해 사업화에 활용토록 하는 공급자 중심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학한림원은 R&D 이후에 창출된 연구성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기술수요자발굴에서부터 후속연구개발지원, 시장창출, 창업, 규제개선 등의 효과적인 사업화 지원체계가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대 흐름에 따른 제품·서비스화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초광역 실증도시와 연계한 GREAT 프로젝트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해 2030년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다. 랜드마크와 서비스 맞춤형 관광단지를 구축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제품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타깃 대상 선정, 디자인, 내외부 편의 시설 등 고객 수요도 확보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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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계층 프레임워크…④시장·산업계층(생태계 육성전략)

'시장·산업 계층'은 하위에 위치한 세 계층을 더해 시장·산업 구조 전환과 기업육성을 미션으로 한다. 산업구조를 전환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여기에 맞춰 육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잣대가 된다.

시장·산업 계층에서는 기술을 분석할 때 제품 사업화·서비스화 이후 기업육성이나 미래시장 확보 등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려는데 걸림돌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감안해 미래시장에서 얼마나 통할 수 있는 기술인지 고민해야 한다.

탄소중립이나 디지털전환 같은 메가 트렌드에 따라 시장이나 산업구조를 대전환하려는 논의가 여기에 해당한다. 고부가가치 창출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들은 미래가 유망한 시장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거나 발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책을 마련하게 된다.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 시장을 확보한다거나 자동차 산업에서 내연기관 중심 포트폴리오를 전기차 중심 제품 포트폴리오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 대표 사례다. 기업이나 산업군이 보유한 역량을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전환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시장·산업 계층에서는 '구조개편' '신산업 등장' '기존 산업 발전' 등 다양한 방법론으로 제시된다. 특정 산업이 조성·발전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로는 산업군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선제적 제품 개발·투자, 디지털 혁신, 제품 고부가가치화로 산업구조를 대전환할 수 있다.

◇6계층 프레임워크…⑤정책계층(정책지원·개선)

'정책 계층'은 제도 영역이다. 규제개선이나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단계다.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서비스화하는 과정에서 장애로 작동하는 규제요인을 발굴해 개선하고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해 정부 정책을 제시한다.

정책 계층에서 행동 주체는 정부다. GREAT 프로젝트로 산업구조를 대전환하는 것은 국가 차원 과업이라는 것이다. 시장·산업 계층에서 던진 산업 생태계 육성 과제는 민관이 함께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부는 산업구조 전환이 장애요인이나 이해관계자 간 갈등에 의해 저지되지 않도록 'R&D 투자' '기반 조성' '제도 개혁' 등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가 기획·제정·실행하는 모든 정책이 포괄된다. 정부는 장기비전과 발전전략을 세우고 산업경제정책을 입안해 산업구조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GREAT 프로젝트는 노동 개혁, 인력 양성, R&D 패러다임 변화, 산·관·학 협력, 벤처 육성 등을 구체적인 정책 수단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정부는 기존 산업에 대한 규제가 산업구조 전환에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규제 샌드박스 확대,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등장할 수 있는 기본법·특별법 제정, 비전을 상용화할 수 있는 국가 차원 로드맵 구축 등에 나설 수 있다. 시장과 산업 간 인재, 돈, 지식 등 나눠먹기식 자원 배분을 규제하고 국가가 정한 비전으로 산업 구조를 대전환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 배분해야 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메가 임팩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신산업 분야 혁신을 촉진하는 목표지향적 R&D에 대한 미션을 국가가 제시하고 R&D의 궁극 목표인 사업화를 위해 정부가 기획 단계부터 특허·표준·규제 등을 먼저 분석해 과제기획에 반영한다.

◇6계층 프레임워크…⑥거버넌스계층(혁신추진체계)

거버넌스 계층은 GREAT 프로젝트가 최종 미션을 수행해내기 위해 기존 R&D 추진방식에서 어떤 국가적 난제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프로젝트만의 차별화된 혁신 추진체계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다. 혁신체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장벽을 넘어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고 그 조직이 분절화하지 않아야 한다.

거버넌스 계층에서는 '기존 정부 조직과 정책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산업구조 대전환을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부터 논의한다. 정부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주무 부처와 조직 간 권한 위임구조에 대한 접근이다.

GREAT 프로젝트는 정책과 거버넌스를 도출하는 과정이 산업 생태계에서 상향식으로 이뤄져야한다. 정책 계층과 거버넌스 계층은 상위 계층으로 포괄적 성격을 띠고 있어 하위에 위치한 시장·산업 계층, 제품·서비스 계층, 플랫폼 계층, 기술 계층을 지배하지만 산업 생태계 구조를 고려해 정책과 거버넌스를 도출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문제를 해결할 통합 컨트롤 타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학한림원 관계자는 “통합적 정책, 부처 간 칸막이 제거, 범부처 혁신 이니셔티브, 톱 다운 전략적 의사결정 등 정부 조직과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야 미션지향적인 혁신체계를 갖출 수 있다”면서 “GREAT 프로젝트는 산업구조 전환이 개별 기업 단위나 개별 산업 단위에서 추구되거나 전근대적인 사일로(silo) 구조 정부조직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버넌스 계층에서는 정부가 산업구조 전환을 위해 공격적으로 전략과 정책 기조를 세워야 한다”면서 “각 부처별로 진행되는 정책과정을 총괄해 방향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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