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에듀테크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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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모든 중학교 신입생에게 학습용 스마트기기(태블릿PC)를 한 대씩 지원, 수업과 학습에 활용하도록 했다. '디벗' 사업으로, 학교와 가정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고등학교 신입생으로 확대하고, 4년 안에 전체 학교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책 중심이 아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미래형 교육을 위한 사업이다.

디벗으로 인한 디지털 과몰입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주장이 제기되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부모와의 소통 채널을 많이 열고 디벗 취지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 에듀테크 활용은 학부모도 공감하는 방향이며, 초등학교 보급을 앞두고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시행한 것을 보고 연구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은 대구, 경북, 부산, 충북 등 이미 전국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정부 국정과제와 17개 시·도교육청 교육감의 주요 공약에서도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은 필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기 보급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에듀테크 소프트웨어 개발과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원격교육에서도 디지털 교육을 위한 콘텐츠 부족으로 유튜브나 구글 등과 같은 검색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다. 불필요한 콘텐츠와 광고는 학생들 교육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하면 외산 서비스 의존성을 심화할 위험성이 있다. 전체 학교에 무선인터넷 환경이 구축되고,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고도 적절한 에듀테크 서비스가 없다면 단순히 예산 낭비에 그칠 문제가 아니다.

미국도 이보다 앞서 'BYOD'(Bring Your Own Device) 사업으로 학생이 소유한 스마트기기를 학교에 가져와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디지털 기기 무상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보급·운영이 교육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됐다. 이를 위해 교사와 기업이 에듀테크 박람회나 콘퍼런스 현장에서 만나 정보를 나누고 활용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는 디지털 교수학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며 방향과 예산 등을 세웠다. 그러나 에듀테크를 위한 독자 플랫폼 구축 방안은 능사가 아니다. 플랫폼의 알맹이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계획은 엉성한 경우가 많다. 마치 고속도로는 만들지만 그 고속도로를 달릴 차량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모두 준비되지 않은 모양새다.

많은 교육기업이 학교 안팎에서 에듀테크 수업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학교별로 협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학교는 이제 '하지 말라'가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단계다. 에듀테크는 학교와 학부모, 기업 간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진화해야 한다. 학교를 위한 에듀테크 정보와 활용 사례, 체계적 육성을 위한 생태계가 필요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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