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현대자동차그룹이 7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6세대(6G) 이동통신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자동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혈맹'을 구축하는 행보다.
KT와 현대차그룹은 KT 자사주 약 7500억원(7.7%)을 현대차 약 4456억원(1.04%), 현대모비스 약 3003억원(1.46%) 규모의 자사주와 교환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한다고 7일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양사는 모빌리티(M)·전자(E)·연결성(C)·자율주행(A)을 의미하는 'MECA'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최우선 과제로 KT와 현대차그룹은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협력한다.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해 차세대 초격차 기술을 선점한다. 실증사업과 선행 공동연구를 통해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인공위성 기반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통신 인프라 구축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KT는 자체 통신위성과 연계해 AAM 운항에 필수적인 관제 및 통신망 등을 구축하고,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건설 등의 역할을 맡는다. 양사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UAM 실증사업에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과 상용화에 협력하고 있다.
사업 제휴 영역도 확장한다. 전국 KT 유휴 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차(EV) 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 충전 생태계 조기 구축 및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료 방송 가입자 1위 KT가 보유한 양질의 콘텐츠 수급,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 차량과 모바일 데이터 연동 등을 통해 최적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 융합서비스 개발도 주요 협력 과제로 선정했다.
지분 교환은 협력 과정에서 상호책임을 강화하고 협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KT와 현대차그룹 모두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공시했다. 양사는 미래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시장을 향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각 국의 최대 통신 사업자 간 제휴 및 지분 교환은 세계적인 추세다. AT&T와 GM, NTT그룹과 도요타, 차이나텔레콤과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도이치텔레콤과 아우디 등이 통신 인프라와 ICT 등 커넥티비티 기술 기반 확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와 현대차그룹은 중장기 관점에서 지속적인 협업뿐만 아니라, 핵심역량 교류가 요구되는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 활성화를 위해 '사업협력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