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관광객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휴가 사진을 올렸다가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미사일 위치가 노출됐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공식 트위터에 한 러시아 남성이 해수욕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촬영한 사진을 게시하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 속 남성의 뒤로는 러시아의 S-400이 보인다. 이 남성은 이 같은 사진을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에 게재하면서, 또 다른 게시글에 인근 위치까지 특정했다. 본의 아니게 S-400의 위치를 알린 셈이다.
S-400은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같은 러시아제 지대공 요격미사일로 ‘러시아판 사드’로 불린다. 미국의 F-35 전투기나 B-2 전략폭격기 등 스텔스기에 대한 탐지 및 요격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 국방부는 “어쩌면 이 러시아 관광객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때때로 그들은 정말 도움이 된다. 크림반도(크름반도) 점령 지역의 예프파토리아 근처 러시아 방공 기지에서 사진을 찍는 이 남성처럼”이라며 “감사하다. 그리고 계속 좋은 일을 계속해달라”고 조롱했다.
다만, 사진이 공개된 후 S-400이 파괴됐는지, 위치를 바꿨는지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SNS에 올라온 사진으로 러시아군의 위치가 들통난 사례는 이전에도 있다. 지난 8일 러시아 언론인 세르게이 스레다가 러시아 비밀 용병조직 본부를 방문해 용병들과의 사진을 자신의 텔레그램에 게시했는데, 사진 모퉁이에 ‘포파스나 미로노브스카야 12번지’라는 주소가 그대로 노출돼 포격을 받았다.
이에 러시아가 임명한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주지사 미하일 라즈보샤예프는 지난 21일 “촬영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는 최소한 해당 지역은 언급하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