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했다. 지배구조법에 의한 내부통제의 법적 불확실성을 대법원 최종 판결로 해소하겠다는 판단이 깔렸다.
11일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전 우리은행장(현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이 금감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문책경고 등 처분 취소청구소송의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상고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외부 법률자문 등을 거쳐 심사숙고한 결과 대법원 상고를 결정했다”며 “개별 소송건 대응을 넘어 우리나라 금융산업 전반의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기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정립할 필요가 있고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 등으로 내부통제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특히 지배구조법에 의한 내부통제 관련 사항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을 이번 대법원 상고로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DLF 관련 우리은행 1·2심과 하나은행 1심 판결에서 일부 엇갈린 내용이 있어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에 대한 법리 확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내부통제에 대한 임원 책임 관련해서 우리은행 1심과 하나은행 1심에서는 모두 은행 임원에 대한 금감원장의 문책경고 권한을 인정했다. 우리은행 2심에서는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을 이유로 행장 제재가 가능한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준'에 대해서는 우리은행 1심에서 '내부통제기준 설정·운영기준'을 실효성 판단기준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은행 2심과 하나은행 1심에서는 해당 기준 위반으로 내부통제 실효성이 없어진 경우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사실상 실효성 판단기준으로 인정했다.
금감원은 소송에 따른 법적 불확실성과 금융사 경영 불안정성을 최대한 조기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재판에 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 후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관련 사항을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금융위 등 관계부처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