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임상·비임상 행동 시험 분석 기업 '액트노바'가 카카오벤처스로부터 5억 원 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설립 초기 기업이지만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기술력과 상품성, 시장 잠재수요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액트노바는 임상·비임상 분야 행동 시험 과정을 AI 영상처리 기술로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개발의 필수 단계인 안정성, 약효성 시험 과정에서 연구원이 실험 동물 및 환자를 직접 관찰·평가해야 했다면, 해당 기술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양질의 실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치매나 파킨슨처럼 진단이 어려웠던 뇌질환도 증상 발현과 완화 정도를 파악하고 고도화된 행동 분석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이를 통해 임상·비임상 시험 과정 내 인력 간섭을 최소화하고, 치료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용화 완료된 AI 머신 비전 솔루션 '아바타 3D 시스템'(AVATAR 3D System)은 임상·비임상 인지, 행동 증상을 정량화하고 다양한 뇌질한 증상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육안으로 볼 수 없었던 미세한 증상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어,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서 후보 물질 효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은 '2022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액트노바는 세계 시장 무대로 보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 구독형 행동 분석 스코어링 서비스 '액트버스'를 해외 시장에 출시하고 세계 최대 신경과학학회인 미국신경과학회(SFN) 샌디에이고 전시부스에도 참가한다.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UCSD), 베일러(Baylor) 약학대학에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 장비 시장에서는 드물게 북미지역에 역수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내년에는 미국 법인 설립에도 나선다.
액트노바는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기계공학부 석박사, 생명과학과 연구 교수를 지낸 김대건 대표를 주축으로 행동 실험분야 권위자인 김대수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국내 최대 동물실험장비회사 '쓰리샤인' 박천귀 대표가 설립했다. 카이스트 출신 연구원 다수가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신경과학분야 대표 저널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세계 최고 권위 인공지능 학회인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컨퍼런스(CVPR) 등에 연구 실적을 출판 중이다.
김대건 액트노바 대표는 “관찰과 평가가 어려운 임상·비임상 행동 실험 분야에서 AI 기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통해 신약·치료제 개발 프로세스를 단축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행동 실험 연구원과 의료진, 실험 대상의 스트레스와 희생을 줄이고 다양한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보탬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산하 카카오벤처스 심사역은 “액트노바가 보유하고 있는 행동 실험과 관련된 데이터 및 기술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존의 동물 실험 방법론을 혁신하는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 “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