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뉴스픽!]거래절벽 '파이코인'…허위호가에 매도사기까지

Photo Image
파이코인 관련 서적.(출처=예스24)

가상자산 '파이코인'의 적정가격을 두고 홀더들 사이에서 격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파이코인 매도자는 많지만 매수자가 없어서 공급가와 희망 매수가 간 차이가 수천배 이상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력이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양측이 서로 제기하고 있는 등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최근 텔레그램 등 가상자산 장외거래 플랫폼에서 '파이코인'이 퇴출하고 있다. 파이코인 보유자들이 고의적으로 거래가격을 부양하려고 허위 호가를 부르다 발각됐기 때문이다. 동일 세력이 파이코인 1개를 30원에서 500원까지 매입가를 달리 부르며 수십배 가까이 가격을 부풀리려다 적발돼 '파이코인' 자체가 금지어로 설정된 곳도 등장했다.

파이코인은 현재 거래를 지원(상장)하는 가상자산거래소가 한 곳도 없는 코인이다. 적정 시세와 시가총액을 산정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파이코인 1개의 시장가치는 '0원'이다. 국내에도 일부 파이코인 마니아층이 있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형성되면서 최근 오프라인 모임까지 성사됐다. 비트코인도 초기 가치는 0원에 가깝게 수렴했으니 파이코인 역시 먼 훗날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파이코인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채굴에 컴퓨팅파워를 요구하지 않고, 다단계 피라미드 형태의 추천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인터넷 파이코인 관련 게시글에 자신의 아이디를 추천인으로 가입해 달라는 댓글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파이코인의 적정가 논쟁이 불붙은 이유는 최근 마이그레이션으로 고객확인제도(KYC) 인증을 수행한 홀더끼리 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수년간 축적한 파이코인으로 자동차나 집을 사고 싶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지만 정작 파이코인을 받고 물건을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거래는 성사되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 중식당의 경우 파이코인 1개를 6만원 가격으로 받고 음식을 팔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다만 하루 선착순으로 일부 손님에게만 파이코인 결제를 허용하는 등 일종의 이벤트성으로 사용되는 것일 뿐 실질적인 화폐로 통용된다고는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파이코인 보유자 상대로 사기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 수법은 파이코인과 현금의 복합 결제를 받겠다고 하는 매장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금으로 정가를 다 받으면서 추가로 파이코인을 더 내놓으라는 매장이 대다수다. 원래 100만원짜리 상품을 120만원으로 속인 후 현금 100만원과 파이코인 20만원어치를 받고 물건을 내주는 형태다. 용역비 비중이 커서 적정 시세를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차량 수리나 선팅 등 업종에서 이와 같은 사기 행각이 유행하고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