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세계 최고 '자성 소재'로 미래車 시장 잡는다

'초저손실 페라이트 X-3' 개발
차량용 DC-DC 컨버터 등 사용
영하 40~영상 150도 환경서
열 손상 최소화…에너지 효율↑
경쟁사比 부품 크기도 30% 줄여
단 기간 내 '고객 경험' 혁신 성공

LG이노텍이 에너지효율을 대폭 높이고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집약한 자성 소재를 개발했다. 자성 소재는 차량용 DC-DC 컨버터, 차량용 배터리 충전기 등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완성차 업계 중심으로 최근 수요가 크게 늘었다.

LG이노텍은 초저손실 페라이트(Ferrite) X-3 개발에 성공했다. 페라이트는 산화철이 주원료인 자성 소재다. 전압을 바꾸거나 전류 파동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신호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LG이노텍은 2020년 페라이트(X-2)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이보다 에너지 손실을 30% 줄이고 발열 온도를 4도 낮춘 X-3를 개발하며 세계 최고 수준 페라이트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페라이트는 전장 부품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다. 일반 전자기기와 달리 자동차는 혹한, 혹서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부 온도가 높아질수록 전장 부품 에너지 손실이 불가피하다. 전력 반도체를 제외하면 자성 부품의 에너지 손실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성 부품에는 고온에서 에너지 손실이 낮고 내구성이 강한 페라이트가 필요하다. 에너지 손실량과 발열을 줄이면 그만큼 에너지효율이 높아지고 열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해 부품 수명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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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_자성소재

LG이노텍이 개발한 자성 소재는 차량이 노출될 수 있는 모든 온도 범위인 영하 40도~영상 150도에서 안정적으로 최고 성능을 구현한다.

X-3는 차량 부품 크기를 줄이는데도 역할을 한다. X-3를 적용하면 경쟁사 소재 대비 차량 부품 크기를 최대 30% 줄이면서도 기존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부품 소형화로 공간이 확보된 만큼 완성차 업체는 고성능 부품을 추가 탑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된 전기차를 선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LG이노텍은 불과 2년 만에 이번 개발을 이뤄냈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반 소재 성능 예측 기술 덕분이다. 보통 이같은 초저손실 페라이트를 개발하는 데는 7년이 넘게 걸린다. 기존 방식으로는 최적의 소재 조성비를 찾을 때까지 수천번의 반복 실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AI 접목으로 검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늘리고 불필요한 실험 횟수를 줄여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실험자 간 오차도 줄어 실험 정확도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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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_정철동CEO

LG이노텍은 2024년 상반기부터 X-3를 상용화한다. 기존 X-2가 적용됐던 부품도 X-3로 대체할 예정이다. 회사는 완성차, 차량 부품 업체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고객 추가 확보에 속도를 낸다.

LG이노텍은 초저손실 페라이트 분야 세계 1위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자성 소재와 부품 관련 특허 120여 건을 확보했다. 지속 전략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다. 혁신 소재 선행 개발 투자도 확대한다.

강민석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초저손실 페라이트는 연구개발(R&D)프로세스의 디지털 전환으로 세계 최고 성능 제품을 단기간에 선보인 성공적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고객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핵심소재 원천 기술을 지속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페라이트 : 산화철이 주원료인 자성(磁性, 자석의 성질)소재. 전압을 바꾸거나 전류 파동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신호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차량용 DC-DC 컨버터, 차량용 배터리 충전기(On Board Charge, OBC) 등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다. 하이브리드, 전기차(EV) 라인업을 확대하는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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